[앵커]
한 해군 일병이 선임병의 집단따돌림 등에 시달리다 휴가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군인권센터는 고인이 생전에 피해 사실을 알렸는데도 가해자와의 적절한 분리 조처가 이뤄지지 않았고 사망 이후 수사도 지지부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다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감찬함 소속 정 일병은 전입 열흘 뒤 아버지 간호를 위해 청원 휴가를 2주 동안 갔습니다.
정 일병 측은 코로나19로 2주 격리를 마친 뒤 복귀한 정 일병이 마주한 건 선임병들의 차가운 시선이었다고 말합니다.
정 일병에게 "꿀 빨았냐" "신의 자식이다" 등 험한 말을 하는가 하면,
업무 중 실수를 하면 가슴과 머리를 밀쳐 넘어뜨리고 죽어버리라고 했다는 겁니다.
[故 정 일병 어머니 : 저한테도 중간중간에 엄마 내무반 들어가면 모든 사람이 나가고 내가 휴게실을 가도 다 나간다고 내가 왕따인가 봐 그러면서 울더라고요.]
참다못한 정 일병이 함장에게 이를 알렸지만, 보직만 바꿔줬고, 가해자와 대화 자리를 마련하는 등 부적절한 조처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심리적 불안이 심해진 정 일병은 결국, 신고 20여 일 만에 하선했고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6월에 퇴원한 정 일병은 7월 2일까지 휴가를 받았지만, 그 사이 집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군 차원의 수사도 진행되고 있지만, 함장 등 주요 수사 대상자들은 청해부대 임무 수행을 위해 출항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실 수사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임태훈 / 군인권센터 소장 : 진술 오염의 가능성이 우려됨에도 군사경찰은 배가 돌아오면 함장, 부장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며 태평한 소리만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군은 유가족이 제기한 병영 부조리와 사망 원인 등을 군 수사기관에서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다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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