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미영 팀장, 기억하십니까?
'김미영 팀장'이라는 대출상담원을 사칭해 사기를 벌인 원조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이 9년 만에 붙잡혔습니다.
보이스피싱 사기를 수사하던 전직 경찰관이었는데, 수사 노하우를 총동원해 수백억 원을 가로챘던 인물입니다.
김혜린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경찰에 붙들려 건물을 나섭니다.
이른바 '김미영 팀장'으로 불리는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50살 박 모 씨가 필리핀에서 검거되는 모습입니다.
2011년도부터 불특정 다수에게 오기 시작한 이른바 '김미영 팀장'의 문자.
3천만 원까지 손쉽게 대출을 해준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를 보고 전화를 걸면, 가짜 상담원이 예치금이나 인지 대금을 요구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사기 조직원 (지난 2014년) : 환급 인지 대금 28만 원과 확증 보험료로 책정된 백40만 원은 저희가 다 환불 처리해 드릴 것인데요.]
이러한 수법에 당한 피해자는 2014년 확인된 것만 2만여 명, 피해 금액은 4백억 원에 달합니다.
[과거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자 (지난 2014년) : 큰 액수가 아니고 조금씩 조금씩 해서 사람을 현혹하더라고요.]
과거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소속 경찰이었던 박 씨.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뒤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으로 탈바꿈해 경찰로 일하며 쌓은 수사 노하우를 범행에 활용했습니다.
2012년, 필리핀에 콜센터를 개설해 사기 행각을 시작한 겁니다.
지난 2013년에서 2014년 사이 국내에서 활동하던 일부 조직원이 검거됐지만, 박 씨를 비롯한 주요 피의자들은 해외 도피 생활을 계속했습니다.
9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끝에야 박 씨를 검거한 경찰은 조만간 한국으로 송환해 정확한 피해 액수 등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앵커]
필리핀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을 검거할 수 있었던 건 현지에 파견된 경찰, '코리안데스크'의 역할이 컸습니다.
국정원 등과 함께 첩보를 수집해 총책의 측근을 추적하는가 하면 2주간의 잠복을 벌였습니다.
염혜원 기자 입니다.
[기자]
사건 발생 9년 만에 붙잡힌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 A 씨,
검거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지난 2012년부터 현지 한국인 피해 사건이나 해외도피 사범 검거를 위해 필리핀에 파견됐던 한국 경찰, '코리안데스크'였습니다.
올해 초 해외도피 경제사범에 대해 집중 수사를 시작한 게 계기였습니다.
마닐라 등지에서 정보원으로부터 첩보를 받아 도피한 조직원들을 먼저 찾아냈습니다.
끈질긴 동선 추적 끝에 지난 2월부터 여섯 달 동안 흩어져있던 조직원 4명을 붙잡은 겁니다.
이후 현지에서 동료들이 붙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러자 특별 자수 기간에 맞춰 다른 조직원 2명이 스스로 코리안데스크를 찾아와 자수했습니다.
남은 건 조직의 총책인 경찰관 출신 A 씨,
이번엔 국정원과 서울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팀도 힘을 보탰습니다.
국내와 현지 첩보를 모아 A 씨의 최측근이자, 대포 통장 확보 역할을 한 B 씨의 덜미를 잡았습니다.
이후 A 씨가 마닐라에서 400KM 떨어진 작은 도시에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가명 2개를 사용하며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고 있던 상황.
경찰은 2주 동안 잠복한 끝에 지난 4일 검거에 성공했습니다.
[전재홍 / 경찰청 국제공조과 인터폴계장 : 그 사람이 진짜 총책 A 씨가 맞는지를 일단 조사했고 확인된 다음에는 2주 정도 잠복했습니다. 이동 동선이 파악된 다음에 현지 사법당국과 공조해서 A 씨를 검거한 것입니다.]
경찰은 해외도피 범죄자 검거에 큰 공을 세운 '코리안데스크'를 필리핀뿐 아니라 태국 등으로 더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YTN 염혜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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