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여성 1호 용접 기능장' 교수, 대학엔 '허위 경력' 제출

2022.03.21 오전 05:13
’국내 여성 1호 용접 기능장’ 알려진 A 교수
지난 2019년 말 한국폴리텍대 조교수 임용
A 교수, 채용 과정에서 학교에 허위 경력 제출
[앵커]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자에게는 '기능장'이라는 자격을 주는데요.

용접 분야에서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기능장 자격을 딴 기술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 산하 대학에 조교수로 채용된 뒤 허위 경력을 제출해 연봉을 더 받아 온 사실이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홍민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 여성 1호 용접 기능장'으로 알려진 40대 A 교수입니다.

지난 2004년, 용접 분야에서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자에게 주어지는 '기능장' 국가 자격증을 획득했습니다.

3년 뒤엔 배관 분야에서도 기능장이 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A 교수는 지난 2019년 말,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폴리텍대학교에 조교수로 지원해 임용됐습니다.

그런데 YTN 취재 결과 채용 과정에서 A 교수가 학교에 허위 경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 교수가 지원 당시 제출한 경력증명서입니다.

1991년 2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입사와 퇴사를 네 번 반복하며 모두 9년 2개월 근무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최종합격 뒤 연봉 계산을 위해 새로 제출한 경력증명서에는 첫 입사 날짜와 마지막 퇴사 날짜만 적혀 있습니다.

모두 20년 10개월로, 처음 제출한 실제 경력보다 두 배 넘게 차이 납니다.

학교법인 감사 결과 A 교수는 이런 허위 경력으로 1년 9개월 동안 천백만 원 넘게 연봉을 더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폴리텍대학교는 고용노동부가 설립한 대학으로, 정부와 공기관에서 받은 보조금 등으로 교직원 임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A 교수는 업체에서 발급한 경력 증명서를 그대로 냈을 뿐, 근무 기간을 자세히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학교 측에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별도로 학생들 사이에선 '부실 수업'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실습을 학생에게 맡기고 수시로 강의실을 비우는 등 수업이 부실하다는 투서가 학내에 뿌려졌고, A 교수의 강의평가에도 이런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교수 전 수강생 : 잘하는 학생을 조장으로 두고, 나머지 학생을 조장 밑으로 두고, 수업을 교수님이 끌고 가셔야 하는데 잘하는 학생 조장이 끌고 가는….]

YTN 취재진은 A 교수에게 의도적으로 허위 서류를 제출했는지, '부실 수업' 논란을 인정하는지 등을 수차례 물었으나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교수님!"

학교 측은 허위 경력 서류와 관련해 대학 캠퍼스와 학교법인에서 서류를 각각 따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착오를 일으켰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A 교수의 강의평가는 전반적으로 '만족' 수준이었고, 모든 실습을 직접 진행했다며 '부실 수업 논란'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학교 측은 지난달 징계위원회를 열어 A 교수에게 '견책' 결정을 내리고 부당하게 지급된 연봉 천백여만 원을 모두 회수하기로 했습니다.

견책은 교직원이 받을 수 있는 5단계 징계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입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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