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른바 인천 '건축왕'의 딸이 소유한 건물에서도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놓인 세입자들이 속출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돈을 더 내고 집을 사라는 둥 얼토당토않은 대안을 제시받은 세입자들도 있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임성재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오피스텔과 아파트로 구성된 100여 세대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
인천 일대에서 주택 3백여 채를 빌려주고 전세보증금 260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이른바 '건축왕' 남 모 씨의 딸이 여러 집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딸 남 씨가 세입자를 유치한 방식은 '건축왕' 아버지와 판박이였습니다.
금융권 대출로 집값의 절반가량이 선 순위 근저당으로 잡힌 집에 주변보다 낮은 전세가를 매겨서 임차인을 끌어들였습니다.
[세입자 A 씨 : (공인중개사에서) 이 건물이 통째로 집주인 하나 소유다, 돈이 많은 사람이다, 돈 그렇게 없는 사람이 아니다 안심하셔도 된다….]
그렇게 들어온 세입자들은 최근 불안감에 안절부절못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미 전세 기간이 끝났거나, 집을 빼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입자 B 씨 : 지금은 임차인들이 상당히 불안하고, 하다못해 검찰청에도 가보고 이 사건에 대해 알아보려고 계속 검색도 해보고 주위에도 물어보고….]
항의가 쇄도하자 딸 남 씨 측은 전세 계약을 갱신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안심전세대출'을 받으라고 권유하거나,
기존 보증금에 더해 돈을 추가로 내고 집을 사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제안을 하기도 했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선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
하지만 지난해 3월, 아버지 남 씨 소유 회사가 딸 건물을 담보로 수십억 원을 빌린 사실이 드러나며 이마저도 쉽지 않아졌습니다.
[세입자 B 씨 : 후 순위 근저당에 대해서 집요하게 몇 사람이 질문했고, (딸 남 씨가) 2022년 7월 전에는 아버지가 관리했지만, 그 이후로는 자기가 관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딸 남 씨는 일부 세입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자신의 의사에 반해 '건축왕' 아버지가 벌인 일이라며,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취재진은 남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운영했던 공인중개사 사무소와 자택도 찾았지만 답변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딸 남 씨 집에 계시나요?) 여기 안 계세요."
피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SNS 단체 대화방에는 현재 100여 명이 모였는데, 일부 세입자들은 형사 고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YTN 임성재입니다.
[반론보도] 인천 '건축왕 기사 관련 알려드립니다.
본 방송은 지난 1월 19일자 「건축왕' 딸 건물도 세입자 피해 다수..."집 사라" 황당 제안」 제목의 기사와 [자막뉴스] '진짜 미칠 노릇'...건물 집주인의 충격적인 정체기사에서, '건축왕'이라고 불리는 개발업자 남 모씨가 인천 미추홀구 일대 327 가구의 전세보증금 266억원을 가로챈 혐의가 있으며, 그 딸이 소유한 건물에서도 전세 보증금 미반환 문제가 발생했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개발업자 남 씨 측은 "현재 경매로 넘어간 물건들은 순차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회수하는 등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딸은 직접적으로 전세 계약 등에 개입한 바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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