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군보건의료원이 내과 전문의를 뽑기 위해 5번째 채용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 3억 6천만 원을 받는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부터 진행된 채용은 반년 가까이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앞서 1~2차 공고의 경우 지원자가 없었으며, 3차 공고에서는 3명이 지원했지만 적격자가 없었다. 4차 공고에서는 마침내 60대 전문의로 채용을 확정하고 군수와 면담까지 마쳤지만, 당사자가 근무를 포기하는 바람에 채용이 무산됐다.
산청군보건의료원 내과 전문의 채용 공고 캡처
산청군보건의료원은 산청군에서 유일하게 병원급 진료와 입원 치료가 가능한 곳이다. 현재 외과, 소아청소년과, 치과 등 전문의와 공중보건의가 진료를 보고 있지만 내과 전문의가 없어 전체 진료의 절반을 차지하는 내과 진료가 수월하지 못한 상황이다.
산청군 관계자는 "이 자리는 수술에 대한 부담 없이 단순 진료만 봐주면 되기 때문에 연봉 인상 등 처우를 강화하는 방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추가 공고 여부 등 후속 대응은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 역시 매주 한 번 경상국립대 교수들이 산청으로 와 진료를 봐주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방의료원 35곳 중 정원을 충족하는 곳은 11곳에 불과했다. 외과나 응급의학과 등 필수 중증 진료과목의 의사가 공석인 곳도 많았다. 지리적 요건에 따른 열악한 근무환경과 정주여건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데, 지방의료원의 만성적인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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