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라이더] "주차장과 함께 무너진 '내 집 마련'의 꿈"

2023.05.16 오전 09:39
■ 진행 : 김대근 앵커
■ 출연 : 정혜민 인천 검단 아파트 입주민협의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내 집 마련의 부푼 꿈을 안고 새 아파트에 입주할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공사 중이던 주차장이 무너졌단 소식을 듣는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요. 지난달 29일, 인천 검단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나면서 올해 말 입주를 앞둔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엔 직접 거리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지금 어떤 상황인지, 인천 검단 아파트 입주민협의회 정혜민 회장과 얘기 나누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지난 주말에 기자회견하시는 것도 봤는데 요즘에 어떻게 지내세요?

[정혜민]
사실 지금 일상이 거의 없어진. 지금 도저히 평소와 같은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요.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입주 예정자분들 또한 분노, 불안, 그다음에 허탈함. 다들 일상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고 계신 상태입니다.

[앵커]
그만큼 놀라셨을 거고 그리고 또 지금 원인을 해결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되는 이런 상황에 처해 계신 그런 상황인데 저희가 지난달 29일에 검단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지하주차장이 붕괴됐을 그 당시의 사진을 준비를 했습니다. 보면서 얘기를 해 볼게요.

지금 보고 계신 이 사진이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난 그곳의 현장입니다. 지금 안에 보면 철근과 콘크리트가 마구 뒤엉켜 있고 철근이 저렇게 막 휘어 있습니다.

[정혜민]
사실 저도 저렇게 심각할 거라고는 처음에는 인지하기가 어려웠었고요. 직접 현장을 두 눈으로 봤을 때 그 충격이란 진짜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 지금도 말이 쉽게 나오지 않네요.

[앵커]
이거 이런 사고 났다는 것 얘기는 어떻게 들으셨어요?

[정혜민]
사실 저희도 이웃 주민분들의 제보로 알게 되었고요. 저희 운영진이 그 사고를 인지하자마자 저희가 29일 밤에 사고는 일어났지만 30일 오전부터 현장 근처에서 저희 입주예정자협의회 운영진들이랑 계속 현장 입회를 할 수 있도록 관계자들한테도 계속 요청을 드리면서 기다리고 있었던 상태였었거든요.

[앵커]
처음에 이런 소식 들었을 때 무슨 생각이 드셨어요?

[정혜민]
처음에는 우리 단지인가 싶기도 했고.

[앵커]
거기 아파트가 여럿 있을 테니까. 이게 내가 들어갈 그 아파트 얘기하는 거야? 이런 생각이 드셨던 거죠?

[정혜민]
그렇죠. 검단 신도시가 아무래도 저희 말고도 다른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단지들도 많아서 사실 처음에는 저희 단지라는 인지가 바로 오지는 않았고요. 제보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이 정도로 심각한 사고인지는 사실 몰랐습니다.

[앵커]
실제로 가서 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고. 그러면 여기가 내가 그렇게 그리던 내 집. 거기 공사 현장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 이것을 알게 되셨을 때는 무슨 생각이 드셨어요?

[정혜민]
사실 너무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이걸 어떻게 대처를 해야 될지 아무 생각도 들지 않더라고요.

[앵커]
막막한 심정이시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드는데 그런데 또 놀라웠던 게 저 사고가 난 저 부분. 저게 지하는 주차장이잖아요. 아래 부분은 주차장인데 이 위에 천장 위에 부분은 아이들 놀이터가 예정되어 있었다고요?

[정혜민]
네, 위에 지금 지하 1층 위에 슬라브 위쪽이 지면과 맞닿아 있는 곳인데 그곳이 아이들 놀이터랑 수변시설을 겸한 바닥분수형 놀이시설물이 들어설 예정이었거든요. 그래서 아이를 가진 엄마 입장으로서도 정말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여름에 분수 틀어놓고 아이들 물놀이도 하고 평소에 놀이터에서 놀고. 그리고 산책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고. 그런 시설이 예정되어 있는 곳이 무너져 내린 겁니다. 그러니까 더 놀라셨을 것 같아요. 걱정도 더 크셨을 것 같고. 주변에 아이 둔 부모님들과도 얘기 많이 나누셨을 것 같은데 지금 회장님도 자녀분이 있으시잖아요.

[정혜민]
저도 5살 된 딸을 둔 엄마고요. 사실 저희 단지가 공공분양 특성상 거의 80%가 특공 세대 분들이세요. 그래서 신혼부부, 다자녀, 생애최초 이렇게 당첨되신 분들이 많아서 어린아이들을 둔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그래서 더욱더 충격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혹시라도 나중에 완공되고 나서 그런 사고의 위험이 있는 상태였다면 이거 어떻게 해야 되나, 그런 생각 하면 지금 잠도 안 오고.

[정혜민]
지금도 소름 돋을 정도로 아찔하고. 정말 인명사고 없이 차라리 입주 전에 이러한 사고가 났다는 것만큼은 천만다행이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입주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이게 올해 말에 입주가 예정돼 있었던가요?

[정혜민]
네, 올해 12월 말부터 입주 예정인 단지였습니다.

[앵커]
어떤 마음으로 기다리고 계셨어요?

[정혜민]
사실 지금 입주가 1년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하루 설레는 마음으로 입주를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모든 게 물거품이 돼버려서. 지금 사실 앞으로 어떻게 계획을 잡아야 할지도 굉장히 막막한 상태입니다.

[앵커]
입주 이후에 사고가 나지 않은 건 다행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는 이미 얼마 뒤면 내 집에 들어가서 살 계획이 다 세워져 있고 부푼 마음을 갖고 계셨을 텐데 이게 일단 무너졌다. 이런 부분이 상심이 크실 거고, 그리고 원인을 제대로 찾아서 대책을 세워야 되는 이 부분이 지금 아주 중요한 상황입니다.
붕괴 원인에 대해서 조사 결과가 나와야겠지만 일단 시공사 측에서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을 했죠. 그 얘기를 봤더니 철근 들어가 있어야 될 곳에 안 들어가 있는 부분이 있더라, 이 얘기가 나왔습니다. 이 조사 결과 듣고 무슨 생각 드셨어요?

[정혜민]
사실 저희도 언론을 통해서 이 소식을 먼저 접했기 때문에 되게 당혹스러웠고요. 그전까지 시공사 입장은 시공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고 설계에 오히려 문제가 있었다라는 식으로 언론에 이야기를 했었기 때문에 갑자기 하루아침에 이렇게 철근을 30여 곳을 누락시키고 시공을 했다. 이것을 인정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참 배신감? 그리고 사실 이걸 단순 과실이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어떻게 이것이 단순 과실이라고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인지. 정말 지금 인명피해는 없지만 이것도 저는 참사라고 생각하거든요.

[앵커]
지금 시공사 측의 설명을 보면 지하 주차장 지붕층 전체 700여 곳 가운데 30여 곳에서 설계와 달리 들어가야 될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이 됐다, 이렇게 설명을 한 상황입니다. 지난 주말에 입주 예정자분들이 모여서 기자회견하셨잖아요. 가장 핵심적으로 요구하고 계신 건 뭔가요?

[정혜민]
저희는 안전의 타협은 절대 하지 않는다. 그리고 전면 재시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아파트 건물 자체를 다 다시 지어야 된다, 이런 입장이신 거죠?

[정혜민]
지금 700여 곳 중에 30여 곳을 철근을 누락시켰다고 하는데 사실 그런 일방적인 자료는 저희가 100% 신뢰할 수가 없고요. 저희도 LH와 합동 사고조사위를 꾸려서 같이 원인 조사와 정밀 안전진단도 같이 진행을 하겠지만 사실 그런 결과와 상관없이 한 번 깨진 유리를 다시 이어붙인다고 그 금이 사라지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앵커]
이게 전면 재시공이라는 게 그 사고가 일어난 지하주차장뿐만 아니라 지금 거주하는 집에 대해서도 재시공해달라, 이 말씀이신 거죠?

[정혜민]
네, 저희가 지금 제가 굳이 공부를 안 했어도 될 무량판 구조니, 벽식 구조니, RC 공법이니 이런 것들 되게 전문가분들께서도 저희 사고 난 부근을 보시고 많이들 설명을 해 주시거나 자문을 해 주시는데 아파트 건물은 안전할 거다. 지하주차장만 부분 재시공해도 될 것이다라고 많이들 말씀을 하시는데 사실 제가 앵커님께 역으로 제가 여쭌다면 처움 큰마음 먹고 명품 옷을 구매를 했는데 직원 실수로 옷이 찢어졌어요. 그런데 착용에는 문제가 없다고 그냥 꿰매서 주겠다고 하면 앵커님은 그걸 그대로 수긍하고 받으실 수 있으시겠어요?

[앵커]
그런데 지금 일부에서는 이게 주차장과 아파트 구조가 다르니까 전면 재시공은 어려울 수 있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이런 얘기는 어떻게 듣고 계세요?

[정혜민]
저희도 전면 재시공, 현실적으로도 어렵다고 주변에서 말들을 많이 하시는데 그럼에도 저희가 안전에 대해서 이렇게 타협을 한다면 그건 앞으로 안 좋은 예를 남기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설사 부분 재시공을 한다고 해도 만약에 지금 붕괴가 되지 않은 부분까지 다시 주차장을 철거를 해서 다시 재시공을 해야 될 텐데 그러면 그런 철거와 재시공을 할 때 그 주변 아파트 건물에 정말 영향을 100% 안 준다는 보장을 하실 수 있는지.

그리고 아무리 지금 전문가분들이 진단해서 아파트 건물은 안전하다, 이렇게 말씀하신들 이미 저희 아파트는 붕괴 아파트라는 낙인이 찍혀버린 상태고요. 그로 인해 하락한 자산 가치, 그리고 그것을 오롯이 감당해야 되고 떠안아야 될 저희 입주예정자분들의 그런 물적, 정신적 피해. 그리고 더더욱이나 안전에 대한 불안감 이런 것을 단순히 보고서 몇 장으로 상쇄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런 얘기도 있더라고요. 이거 공사장에 불량 콘크리트 사용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얘기도 들으셨어요?

[정혜민]
사실 저희도 그런 의혹을 전해 듣고 저희도 그 부분까지도 시료 채취를 해서 전수조사 지금 강력하게 요구한 상태고요.

[앵커]
주차장뿐만 아니라 아파트 전체에 대한?

[정혜민]
네, 건물에 대한. 그리고 전체 구조물에 관해서도 지금 강력하게 정밀안전진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철근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이런 부분부터 구조가 안전한지 전체적으로 다 들여다 보자, 이런 말씀이신 거죠? 콘크리트와 관련해서는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서 받은 자료에 나온 내용인데 국토교통부가 최근 3년 동안 레미콘 업체 품질관리 실태를 점검해 봤더니 이번 사고 현장의 콘크리트 납품 업체 3곳이 2021부터 2022년 사이에 부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이 사고가 난 공사장 착공 시기가 2021년 5월이니까 이거 시기가 겹친다. 그래서 이거 불량 콘크리트 사용된 것 아니냐 이런 의혹이 있는 상황이고. 입주 예정자분들은 그러니까 전수조사 해보자. 아파트 전체 콘크리트, 철근, 다 들여다보자?

[정혜민]
맞습니다.

[앵커]
이런 말씀이시고, 그러면 이거 건설사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들었습니다. 여기에 국토부도 들어가고 LH도 들어가고 그리고 입주예정자분들도 들어가신다고 들었어요. 어떤 활동을 하시는 거예요?

[정혜민]
일단 어떻게 보면 저희는 정말 감시자의 역할로서 조사가 정말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는지 저희가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저희도 또 외부에서 초빙한 전문가분들을, 물론 다 자격 요건을 갖추신 분들을 저희도 같이 합동조사위로 요청을 해서 조사부터 정밀안전진단까지 같이 합동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앵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현장을 방문했죠. 조사 결과에 따라서 엄중하게 처분하겠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앞으로 조사 과정을 입주 예정자분들도 면밀히 보겠다, 이런 입장이신데. 정부에는 어떤 대책을 바라고 계신지 이것도 궁금합니다.

[정혜민]
사실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가 불과 1년여 전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때도 국토교통부에서는 정말 면밀히 조사해서 엄정한 처벌을 하겠다. 그런데 그건 뭐가 바뀌었고 엄정한 처벌과 제대로 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그 부분은 아직도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고요. 과연 이런 식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땜질식 대처가 언제까지 이어지는지. 정말 안전한 삶을 살고 싶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안타깝고 언제쯤 이런 것들이 바뀔까 그런 마음뿐입니다.

[앵커]
지금 공사가 중단이 됐고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이사 계획까지 다 세워놓으셨을 텐데 이것도 지금 다 틀어진 상황이실 것 같아요. 관련해서 어려움도 있으실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릴게요.

[정혜민]
저희의 붕괴 사고가 인명사고가 안 난 것은 다행이지만 인명사고가 없었다고 이 사고 자체를 되게 가볍게 생각해 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특히 이건 비단 LH나 GS건설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아직도 만연해있는 건설업계의 안 좋은 관행들, 그리고 아직 행정적, 시스템적으로 뭐가 미비한 점이 있는지 그런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졌다면 그것이 제대로 작동을 하는지 그런 것들도 국토부, 더 나아가서 정부에서도 이것을 총체적으로 들여다 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음입니다.

그리고 정말 이러한 일이 정말 제발 제발 저희 단지를 끝으로 더 이상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고요. 정말 엄정한 그리고 투명한 조사와 원인 규명, 그리고 재발방지대책 철저하게 강구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전면 재시공 요구하고 계신데 이거는 의견은 전달이 된 거예요?

[정혜민]
저희는 사고가 4월 29일 발생하고 저희가 5월 4일에 입주 예정자분들을 대표하는 협의체로서 성명서를 공표했거든요. 저희는 안전에 타협 없고 전면 재시공을 요구한다.

[앵커]
답변 들은 것은 아직 없으시고요?

[정혜민]
공식적으로 들은 답변은 아직 없습니다.

[앵커]
답변이 오면 저희한테도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천 검단 아파트 입주민 협의회 정혜민 회장과 함께 아파트 붕괴 사고와 관련해서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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