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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공 베이비박스'로 4,778명 구조...익명 출산 해외 사례는? [앵커리포트]

앵커리포트 2023.07.06 오후 04:38
출생 미신고 아이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상당수는 베이비박스에 남겨졌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두고 가면 아동복지법상 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될 수 있는데요.

마지막 선택지로 베이비박스를 찾았던 부모들이 처벌받거나 베이비박스가 사라지면 아이들이 음지에서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영아살해죄 46건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경찰대 김성희 교수 논문에 따르면, 가해자는 모두 화장실이나 샤워실 등에서 홀로 출산한 산모였습니다.

[전혜성 바른인권여성연합 사무총장 : 분만 후 24시간 이내 신생아를 살해한 사례는 87%인 40건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범행 동기를 보면 임신 및 출산 사실이 주변에 알려질 것이 두려워 은폐할 목적으로 살해한 경우가 40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미국에선 지난 1999년 텍사스주에서 처음 '안전한 영아 피난처법'을 도입했습니다.

영아를 경찰이나 소방서, 병원에 익명으로 양도할 수 있도록 한 건데요.

아이에게 학대 흔적이 없다면 부모는 모든 민형사상 책임이 면제됩니다.

24시간 대기하는 공공 베이비박스인 셈인데요, 영아 유기를 막는 효과가 인정돼 현재 미 전역 50개 주에서 운영 중입니다.

릴리와 케이든이란 이 아이들은 이 제도를 통해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돼 사랑을 받으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데요.

비영리단체 '국가 안전 피난처 연맹'에 따르면 법 도입 이후 최근까지 이런 아기 4,778명이 구조됐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에 따르면 출생 당일 영아 살해율은 2008년~2017년 인구 10만 명당 74명으로 법 시행 전인 1989년~1998년 (10만 명당 222명)보다 67% 줄었습니다.

유럽 최고 출산율을 기록하는 프랑스에서는 1941년 '익명 출산제도'를 도입해 매년 약 600건의 익명 출산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생모가 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은 채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고, 자녀의 알 권리는 전적으로 생모가 결정합니다.

반면 베이비박스가 아이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단한 독일은 2014년 '신뢰 출산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친모의 정보를 밀봉한 다음 아이가 16세가 되면 열람할 수 있게 한 겁니다.

[김미애 / 국민의힘 의원 : (신뢰출산제, 익명출산제 이런 걸 도입한 나라들은 개선이 됐나요?) "프랑스는 1941년(도입)이고 독일은 2014년인데 한해 500∼600명의 아기들이 이렇게 보호됩니다. 생명을 지키는 일에는 정치도 이념도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해야 합니다.]

출생 신고 누락을 막을 '출생통보제'가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산모가 병원을 꺼리지 않도록 익명 출산을 보장하는 '보호출산제'도 추진 중인데요.

양육 포기를 부추긴다거나 자녀의 알 권리를 박탈한다는 반대 입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에 정부는 미성년자까지 출생증서 열람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책 마련에 나섰는데요.

독일처럼 아이의 알 권리와 친모의 사생활 보호 사이에 균형을 찾아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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