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성폭행한 아빠 용서해" 손녀에게 탄원서 강요한 할머니 [Y녹취록]

2023.09.20 오후 02:01
■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금 위원님 말씀하시면서 영상이 같이 나갔는데 다시 한 번 보여주세요. 이 영상이 피의자인 친부가 심문을 받는 영상입니다. 지금 초록색 옷을 입은 남성. 그리고 잠시 후에 나올 주황색 옷을 입은 남성, 모두 다 피의자입니다. 그런데 피해자께서는 또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피해자를 더 힘들게 했던 건 친할머니였다. 당시에는 만 14살이었거든요. 그런데 손녀에게 아빠를 용서하라고 탄원서를 작성해달라고 강요했다고 해요. 그래서 그 어린 나이에 강요에 못 이겨서 탄원서를 냈지만 지금은 너무나 후회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승재현> 제가 꼭 한말씀 드리고 싶은데 친족 간의 성폭력 사건을 얼마나 많이 보겠습니까? 1년에 600~700건 정도 나와요. 그런데 그 사건들을 볼 때 600~700건이 아니라 저는 6000건에서 7000건도 있다라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알리기가 쉽지 않고 제가 만약에 성폭행을 당하는 그 사람이라면 제가 그걸 알리면 아버지, 어머니, 친족 모든 사람이 그냥 풍비박산으로 집안이 끝나는 거기 때문에 나 혼자 감당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돼요. 여기서도 할머니가 이런 말하잖아요. 네가 참으면 되고 네가 목숨 걸고 막았으면 됐지 왜 네가 그런 행동을 받아줬냐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할머니의 시각은 오래된 시각이라서, 옛날의 시각이라서 그럴 수 있다 할지라도.

◇앵커> 그래서도 안 되죠, 손녀인데.

◆승재현> 저는 할머니에 대해서는 더 강하게 말씀드리고 싶은데 혹시나 그 할머니의 마음에 또 다른 상처가 될까 봐 패널로서 자제를 하는 건데 저는 여기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냐면 친족 간의 성폭력, 판사님들이나 검사님들 얼마나 많이 보겠습니까? 저만큼 보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면 적어도 친족 간에서 나오는 탄원서는 제대로 된 탄원서가 아니라 반성문도 제대로 된 게 아니지만, 특히 피해자가 제출하는 탄원서는 두 가지 감정, 양가의 감정에서 만들어지는 거예요. 그 감정에서 만들어지는 탄원서가 탄원서로 절대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 모든 친족 간의 성폭력에 대해서는 그 가족들이 그 피의자의 편에 아무도 서있지 않다는 사실을 꼭 좀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특히나 피해자가 아동이면 가해자에게 심리적으로 종속이 되는 경우가 있고, 뭔가 피해 정도와 심각성을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감안해 주십사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 거고요. 피해자가 이번에 친족 간의 성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서 여러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이렇게 주장하고 계십니다. 이런 부분들을 지적하셨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친부 성폭행 피해자 : 도움이 되는 것은 제도적으로는 없는 것 같아요. 접근 금지 같은 것도 한 달밖에 안 된다고 하고. 가해자가 출소했을 때 현실적으로 접근 금지 같은 것을 영구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고 성범죄라든지 피해자분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거주지 근처에 CCTV를 설치해준다거나 했으면 좋겠고 공권력이 강화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피해자께서 간절히 바라고 계세요. 적어도 CCTV 설치나 공권력 강화 조치 등이 필요하지 않겠냐. 관련 법적 조치는 어떻게 개선돼야 된다고 끝으로 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승재현> 저는 피해자의 목소리에 더 큰 울림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 인간이 부족하고 부족한 인간이 만든 제도는 더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범죄에서 나타나고 있을 때 공소시효를 어떻게 우리가 삭제를 할 것이냐, 또 피해자를 어떻게 들여다볼 것이냐. 특히 피해자가 가해자와 만날 수밖에 없는 친족 간이라면 어떻게 분리조치할 것이냐. 그 피해자의 말씀, 구구절절 옳은 모습이니까요. 저도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습니다. 국가도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저희 피해자분의 편에 서서 언제나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대담 발췌 : 이미영 디지털뉴스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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