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건강보험료를 한 달에 5만 원도 내지 못하는 이른바 '생계형 체납자'가 71만 세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8만 명 이상은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지 않아 보험 급여도 제한돼있는 상태인데, 쉽게 말해 아파서 병원에 가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겁니다.
윤웅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전북 전주에서 20개월 된 아들을 남겨두고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
4년 반 넘게 밀린 건강보험료가 120만 원에 달할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 유선 통화를 계속했지만, 그분이 안 받았기 때문에 저희가 현장 방문을 했습니다. 체납고지서라거나 그분에 대해서 (우편물이) 없었기 때문에 (주택) 호실을 추정할 수 없었습니다.'
6개월 이상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세대는 올해 7월 기준으로 93만 천 세대.
이 가운데 76%에 해당하는 71만 세대는 월 5만 원 이하의 보험료도 못 낸 이른바 '생계형 체납'으로 분류됐습니다.
또, 생계형 체납 71만 세대를 소득별로 나눴더니, 1년에 백만 원도 벌지 못한 집이 75%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생계형 건강보험료 체납 세대는 4년 전 감소세로 접어들었다가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우려를 더합니다.
다만,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는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해도 바로 급여가 끊기진 않아서 최소한의 의료 혜택은 보장받습니다.
그러나 생계형 체납자 가운데 8만 2천 명은 사회적 약자에도 포함되지 않는 탓에, 아파서 병원에 가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전혜숙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돈이 없어서 병원을 못 가는 그런 취약계층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국가의 책무입니다. 그런 의료 취약 계층이 지금 해마다 늘어나고 있어요.]
1년 반 가까이 건강보험료가 밀리는 동안 생계지원비 등을 전혀 받지 못하고 결국 숨진 수원 세 모녀 사례처럼, 복지 사각지대의 비극은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사회안전망을 더 촘촘하게 구축해서, 소외받는 이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촬영기자 : 윤지원
그래픽 : 기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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