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라이더] "'쾅' 소리에 몸이 먼저 반응"...시민 4명 살린 소방관

2023.12.05 오전 09:28
■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박지혜 충북 진천소방서 소방사
■ 구성 : 손민정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눈앞에서 벌어진 교통사고. 도움이 손길이 절실한 그때,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여서 인명을 구한 소방관의 얘기가 알려져 화제입니다. 그 주인공을 직접 만나 봅니다. 충북 진천소방서, 박지혜 소방사입니다. 소방사님, 나와계시죠?

[박지혜]
안녕하세요.

[앵커]
방송 전에 저희 작가님한테 떨린다고 하셨다고. 저도 영웅 만나서 떨립니다.

[박지혜]
너무 지금 떨립니다.

[앵커]
사람 살릴 때는 하나도 떨지 않으면서 방송이 뭐라고. 그냥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당시 상황들을 저희가 사진을 보면서 말씀을 나눠볼게요. 사진 좀 보여주세요. 우리 소방사님께서 많은 인명을 구하셨는데 지금 나가고 있는 사진입니다. 이때의 상황을 설명을 해 주시면 좋겠어요.

[박지혜]
지난 2일 오후에 소방서 앞에서 차대차 교통사고로 환자가 발생해서 제가 현장으로 뛰어가서 처치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차가 많이 부서졌네요. 당시 환자들은 상태는 어땠습니까?

[박지혜]
당시 환자는 총 4명 발생하였고 한 분은 경추와 척추 손상을 의심하였고 나머지 한 분은 어깨 탈골을 의심하였고 그리고 운전자 두 분은 경추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경추, 척추. 그러니까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빠지고 여기저기 다리도 부러지고 이랬다는 말씀이신 거죠?

[박지혜]
그렇습니다.

[앵커]
그러면 소방사님께서 어떤 응급처치를 하셨던 겁니까?

[박지혜]
일단은 경추와 척추 손상이 의심되는 환자에게는 경추보호대와 척추고정을 실시하였고 팔이 빠진 것 같은 환자에게는 팔 쪽을 상지를 고정을 하고 발등 통증 같은 경우에도 저희가 부목 고정을 하면서 신경학적 이상 유무를 확인했습니다.

[앵커]
이게 사고가 난 날이 근무한 날이 아니라 쉬는 날이었다면서요?

[박지혜]
맞습니다. 업무 처리가 많아서 제가 비번인데도 불구하고 회사에 나와서 업무 처리를 하던 중에 상황을 인지한 상황이어서.

[앵커]
공교롭게도 일부러 딱 출근을 했는데 사고 현장이 소방서 앞에서 딱 사고가 났던 거예요.

[박지혜]
그렇습니다.

[앵커]
제가 듣기로는 꽝 하는 그 사고 소리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당시 상황을 설명을 해 주세요.

[박지혜]
꽝 하는 소리가 나고 저희가 사무실에 있으면 출동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구조랑 구급대가 출동 중이어서 전문적 인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제가 본능적으로 뛰어갔습니다.

[앵커]
그러면 소방사님 혼자 가셔서 환자들을 다 돌보셨던 거예요?

[박지혜]
혼자 갔던 건 아니고 현장에 같이 있던 펌뷸런스 대원들하고 같이 처치를 하고 제가 처치를 지휘하면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당시 다친 분들의 상태는 그때 당시에 사고 차량의 모습을 보니까 많이 훼손이 돼서요. 응급처치를 하지 않았으면 혹시 목숨을 잃을 위험도 있었던 그런 환자도 계셨던 겁니까?

[박지혜]
그렇게 심한 환자는 없었고, 교통사고가 났을 때 가장 중요한 건 척추랑 경추 손상이 발생하였을 때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으면 남은 삶에서 큰 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중점으로 다 처치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사고당한 분들도 그렇고 가족분들도 그렇고 너무나 놀라셨을 것 같은데 또 이렇게 소방사님께서 구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일 것 같아요. 이후에 혹시 어느 정도로 호전이 됐다, 이런 연락이나 호전 상황 전해들으신 것 있으세요?

[박지혜]
아직 그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연락을 받은 건 없고 당시 출동했던 구급대에게 제가 연락을 해서 환자 상태가 끝까지 어땠는지 물어봤는데 다행히 생명에 위험은 크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앵커]
정말 다행입니다. 교통사고 현장을 보니까 저도 비슷한 상황을 목격한 적도 있고 해서 목격은 했는데 시민분들이 어떻게 도움을 줄지 몰라서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사고 나신 분이 의식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구조 방법도 다르다고 하는데 이 부분을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박지혜]
일단 현장을 목격했으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여서 119에 신고를 하셔야 되고 현장이 안전하다면 현장으로 접근하여서 현장의 모습과 환자의 상태를 저희 119에게 알려주시면 출동하는 구급대에게 큰 도움이 되고 의식이 있든 없든 신고를 하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의식이 있으시다면 그분에게 어떤 상황으로 지금 이렇게 발생이 됐는지, 혹시 동승자는 있었는지, 아니면 가장 아프신 데가 어디인지 물어보고 저희에게 알려주는 것이 출동하면서 사고 현장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큰 도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일단 119에 신고를 하고 그리고 그 당시 환자가 의식이 있다면 상태를 물어봐라. 그다음에 구급대가 올 때까지 예를 들어서 교통사고니까 차 밑에 깔릴 수도 있고 어디에 끼일 수도 있고 이런 상황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럴 때 시민분들이 다 같이 힘을 모아서 차를 들기도 하고 이런 광경도 저희가 뉴스를 통해서 많이 전해는 드렸는데 이게 전문가 아니면 쉽게 구조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도 있어서요. 어떤 게 맞는 겁니까?

[박지혜]
일단은 상황마다 다르지만 119 구급대가 신고를 하게 되면 요즘은 영상통화 시스템을 이용해서 사고 현장을 보게 되는데 그때마다 적절한 처치를 알려주시기 때문에 그건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앵커]
일단 신고해서 상황을 전달하고 지시를 받는 게 우선이겠습니다. 기사로 박 소방사님의 활약사가 알려지면서 이분이 대체 어떤 분인가 관심이 뜨거웠고요. 알려진 바로는 응급구조사 1급 자격증도 갖고 계시고 브레인, 트라우마, 하트 세이버를 다 보유한 엘리트 대원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무슨 세이버인지 제가 잘 몰라서, 이게 자격증 같은 겁니까?

[박지혜]
세이버라는 건 세 가지로 분류되는데 심정지 환자를 소생시켰을 때는 하트 세이버, 중증 환자에게 적절한 처치를 하고 장애율을 낮췄을 때는 트라우마 세이버, 급성 뇌졸중 환자에게 신속 정확하게 후유증을 최소한 경우 브레인 세이버인데 이건 사람을 살렸다는 인증 같은 제도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혹시 이번에는 시민 네 분 구하셨는데 인증서 같은 건 따로 받는 게 없는 걸까요?

[박지혜]
이번에는 중증 외상에 해당되지 않아서 인증서는 없습니다.

[앵커]
대신 고생했다는 응원이 쇄도하고, 누리꾼들의 댓글이 보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사로 알려지게 되면서 가족분들은 뭐라고 말씀하셨는지도 궁금하더라고요.

[박지혜]
가족분들은 너무너무 자랑스럽고 가문의 자랑이라고까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앵커]
그럼요, 그럼요. 아주 훌륭한 일 하셨군요. 지금 저희가 꽃다발이 나가고 있는데 꽃바구니군요. 진천군민께서 감사 꽃바구니를 보내주셨어요?

[박지혜]
맞습니다. 어제 사무실에 익명의 분이 너무 감사하다고 꽃다발을 전달해 주셨더라고요.

[앵커]
이게 바로 인증서인 것 같아요. 가족분들에게도 가문의 자랑이기도 하지만 우리 진천군민에게도 이런 훌륭한 소방사가 우리 관내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자산이고 또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듣다 보니까 소방관이 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박지혜]
제가 20년 2월에 임용을 해서 4년차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짧다면 짧은 것 같고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소방관의 길은 어떻게 걷게 되셨습니까?

[박지혜]
제가 20대 때 좀 많이 방황을 하고 그렇게 살고 있었는데 아르바이트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한 분이 쓰러져 계셨는데 모두들 취객인 줄 알고 도와주지 않으시더라고요. 제가 그분을 일으켰는데 한겨울이었는데 장갑이 따뜻해질 정도로 머리에서 피가 많이 나오셨어요. 어두워서 다들 아마 출혈을 못 보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응급처치법이 갑자기 생각이 나서 제가 직접 압박을 해서 지혈을 하였고 옆에 있던 친구에게 얼른 신고 좀 해달라고 해서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계속 직접 압박을 하고 있었는데 구급대원분께서 환자를 인계받고 가시면서 저한테 잘했다고 칭찬을 해 주셨는데 그때 굉장히 가슴이 뛰더라고요. 나도 저렇게 구급대원 선생님처럼 멋있는 사람이 돼야겠다 하면서 그때부터 구급대를 꿈꿨던 것 같습니다.

[앵커]
가슴 뛰는 일을 찾으셨고 그리고 이제는 위기에 처한 시민분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구조사로 활동을 하고 계시는군요. 너무 훌륭합니다. 임용된 이후 지금까지 혹시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을까요?

[박지혜]
기억에 가장 남는 환자는 제가 하트세이버를 받게 된 환자였는데 아침 7시에 신고를 하셨는데 밤새 가슴이 아팠는데 참으셨더라고요. 미안해서 신고를 안 하셨대요. 제가 그분을 태워서 맥박을 쟀는데 맥박이 정상 범위가 60 이상인데 그분은 맥박이 30이었어요.

[앵커]
위험한 상황이었네요?

[박지혜]
그렇습니다. 심장을 볼 수 있는 병원을 가려면 여기 진천에서 1시간가량을 가야 되는데 마치 바람이 부는 길을 꺼져가는 불씨를 이렇게 꼭 껴안고 가는 기분이더라고요. 병원 도착 5분 전에 갑자기 심실세동이 일어나서 제가 바로 응급처치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였고 병원 도착하자마자 소생을 하셨어요.

그래서 인계받으신 의사 선생님께서 구급대 잘 만나서 살 수 있었던 거라고 너무너무 고생했다고 얘기해 주고 나중에 저희가 일하는 근무처까지 오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는데 살아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음에는 일찍 신고하셔도 된다고 제가 신신당부를 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소생하셔서 너무 다행이고 이렇게 해서 또 한 분의 심장을 뛰게 만드셨습니다. 어르신들이 아파도 꾹꾹 많이 참으시나 보죠?

[박지혜]
더러 그런 분이 많이 계세요. 아프신데 소방관들 깨우기 미안하다고 밤새 참고 아침에 부르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게 하시지 마시고 저희를 자식 같다라고 생각하시면서 언제든지 부르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참지 마시고 자식에게 전화하는 마음으로. 우리 소방관들이 어르신들의 자식이 되어서 생명을 꼭 구해 드리겠다라는 포부 정말 감동적입니다. 항상 긴급한 상황에서 근무하시기 때문에 이런저런 고충들이 참 많을 것 같고, 앞서 시민 네 분을 구한 것도 비번 날이었는데 업무가 있어서 출근을 하셨던 거잖아요. 현장이 궁금합니다. 일하시면서 어려운 점이라든가 혹은 이 점이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있으면 방송 통해서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박지혜]
어렵고 개선될 점보다는 저희 소방관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퇴직까지 꼭 안전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도록 됐으면 좋겠습니다. 안전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앵커]
박 소방사님 활약이 알려지면서 응원하는 댓글들도 정말 많았고요. 저 역시도 함께 응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소방관으로 활동할 날이 훨씬 더 많이 남았잖아요. 어떤 소방관이 되고 싶으신지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박지혜]
언제 어디서든 위험한 상황에 주저하지 말고 발벗고 나서는 팔방미인 소방관이 되고 싶습니다.

[앵커]
여기서는 제가 박수를 쳐야 될 것 같아서 그런데 지금 근무복 입고 계신데 오늘 근무 날이신 거예요?

[박지혜]
맞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응급전화 오면 바로 달려나가셔야 됩니까?

[박지혜]
저는 지금은 행정직에서 근무를 하고 있고 또 앞으로 근무를 하다가 이런 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하면 발 벗고 뛰어나가겠습니다.

[앵커]
정말 든든합니다. 그리고 너무나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고 안전하게 근무하시길 바라면서 떨린다고 하셨는데 오늘 전혀 떨린 거 안 느껴지셨어요.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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