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조달청이 발주한 아파트 감리 용역 입찰 심사 과정에 있었던 비리를 조사해온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감리업체 임직원과 평가에 참여한 심사위원들까지 수십 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태원 기자!
검찰이 1년 만에 관련 수사를 마무리했다고요?
[기자]
지난해 8월, LH 출신 직원들을 채용한 전관 업체가 입찰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거의 1년 만에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입찰 담합 사건과 뇌물 수수 사건을 합쳐 이번 수사로 모두 68명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감리업체 17곳과 임직원 19명은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LH와 조달청이 발주한 용역 94건을 담합한 혐의를 받습니다.
경기 양주시와 화성시, 울산 등 전국 각지의 공공·임대 아파트와 병원, 경찰서 등 주요 공공건물에 대한 감리 업무가 대상이었는데요,
업체들끼리 낙찰자를 미리 정해놓고 나머지는 들러리를 서주는 수법이었는데, 이렇게 타낸 계약금만 5,740억 원에 달했습니다.
특히, 지난 2020년 LH 연간발주계획의 경우, 예정된 감리 용역의 70%를 담합 업체들이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9년 기술 중심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종합심사낙찰제로 인해 정성평가 비중이 늘면서 업체들이 허점을 공략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별도로 진행된 뇌물 수수 사건에선 입찰 심사위원 18명과 감리업체 직원 20명이 가담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재작년 12월까지 심사에서 좋은 점수를 달라고 청탁하면서 1명당 적게는 3백만 원, 많게는 8천만 원을 이른바 '인사비' 명목으로 주고받았습니다.
금품과 관련해선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 주로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주고받았고, 뇌물을 줄 때도 직접 만나 현금으로만 제공했습니다.
업체들은 블라인드 심사인데도 불구하고, 평가위원들이 청탁받은 업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는 고유 표식을 제안서에 달아놓기도 했고요,
심지어 1등 점수를 주면 3천만 원, 경쟁업체에 대해 가장 낮은 점수를 매기는 이른바 '폭탄'을 해주면 2천만 원이라는 뇌물 시세까지 형성돼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평소에도 심사위원 명단을 기준으로 지연과 학연 등을 고려해 직원을 배치한 뒤 경조사를 챙기거나 상품권이나 술, 골프 접대 등 향응을 제공하면서 관리를 해왔다고 합니다.
상당수가 대학교수였던 심사위원들도 업체들끼리 뇌물 경쟁을 붙여 더 큰돈을 제시하게 한다거나,
여러 업체로부터 동시에 돈을 타내는 등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렇게 업체들이 고액의 뇌물을 마련하느라 정작 감리 현장엔 자금 투입이 어려워지고, 기술력이 떨어져도 용역을 타내게 돼 감리 부실과 안전사고 위험이 커진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기소 대상 가운데엔 재작년 1월 붕괴 참사로 6명이 숨진 광주 화정아이파크와 지하주차장이 무너졌던 인천 검단 아파트 공사에 관여한 감리업체들도 포함됐습니다.
검찰은 뇌물 사건과 관련해선 심사위원 6명과 감리업체 간부 1명을 구속했고요,
금품 6억 5천만 원에 대해선 추징보전 조치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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