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0년 홀로 산 70대 참전용사, 쓰레기 더미서 화재로 숨져

2025.12.30 오전 09:05
ⓒ연합뉴스
울산 남구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70대 남성 A씨가 베트남전 참전 국가유공자로 확인됐다.

A씨는 약 20년간 홀로 거주하며 심각한 저장강박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당시 집 안에는 쓰레기가 성인 키 높이까지 쌓여 있었고, A씨는 쓰레기 더미 위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월남전 참전 유공자였던 그는 매달 정부로부터 월 45만원 수준의 참전명예수당을 받아왔다. 오랜 기간 집안에 쓰레기를 쌓아두는 생활을 이어오던 그는 불이 난 집에서 미처 벗어나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A씨는 수년 전부터 집 안에 쓰레기와 폐가전, 옷가지 등을 쌓아두고 생활하는 등 저장강박 증세를 보였다. 이웃과 관리사무소, 행정기관이 수차례 집 정리를 시도했지만, 당사자의 거부로 강제 개입이 불가능해 실질적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사고로 저장강박 의심 가구에 대한 제도적 관리 공백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해당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커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1996년 건물 준공 당시 설치가 법적 의무 대상이 아니었으며, 현재도 노후 아파트 상당수가 스프링클러 없이 방치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저장강박 가구에 대한 지자체의 적극적 개입 근거 마련과 함께, 노후 공동주택 소방시설 보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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