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남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에서 발생한 화재로 엄동설한에 180여 명이 보금자리를 잃었습니다.
수십 년 일궈온 삶의 터전이 한순간 잿더미로 변하면서 실낱같은 희망조차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이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새까맣게 타버린 집들 사이로 주민들이 힘없는 발걸음을 옮깁니다.
삽으로 잿더미를 뒤적이며 건질 만한 물건이 있는지 살펴보지만, 이내 빈손으로 돌아서고 맙니다.
화마 피해를 입은 집입니다. 지금은 사라진 문을 지나면 부엌과 방이 있던 자리가 보이는데, 이제는 살림살이 잔해만 남아 단란했던 기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30년을 살아온 제2의 고향 같던 집이 순식간에 흉물로 변해버린 현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A 씨 / 구룡마을 화재 피해 주민 : 여기 따뜻하고 편안했어요. 공기도 좋고. 근데 그게 이제 삶의 터전이 없으니까 마음 아프죠. 어떻게 할지 계획은 아직 없어요.]
팍팍한 살림에도 더 나은 내일을 바라며 이곳에서 20년을 버텨왔지만, 당장 생계가 걱정입니다.
[B 씨 / 구룡마을 화재 피해 주민 : 세 번이나 막 울었어요. 겨울 이불 하나도 못 꺼내고…. 임대 아파트라도 좀 줬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저씨도 일거리 찾으려고 다녀봤는데 다 안 써줘요.]
화재 피해를 입지 않은 이웃 주민 역시 동고동락해온 이들의 딱한 처지가 눈에 밟힙니다.
[C 씨 / 구룡마을 주민 : 답답하고 참담하죠. 저기 아시는 분은 얼마 전에 쓰러져서 몸도 안 좋은데 집까지 이렇게 되면, 그 옆을 지나갈 때마다 아휴 저 양반 어떡하지, 어떡하지…]
120여 세대 전소로 거리에 내몰린 이재민 180여 명은 근처 호텔 등 임시 거주지에서 불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지역 재개발을 맡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는 이들에게 임시 주택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관계 당국은 또, 오는 19일 합동 감식에 나서는데, 엄동설한에 칼바람보다 차가운 비극을 마주한 주민들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김이영입니다.
영상기자 : 한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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