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깁스한 다리로 꼼짝 못 하는데..."식었냐"며 관계 강요하는 남편, 이혼될까

2026.10.16 오전 12:05
□ 방송일시 : 2026년 10월 16일 (금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곽동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도움말 : 법무법인 신세계로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곽동주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 곽동주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곽동주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의 고민 사연 볼까요?

◎ 사연자 : 남편과 결혼한 지 올해로 8년 차입니다. 저희 남편은 성욕이 대단합니다. 남들은 금슬 좋은 부부라고 부러워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남편에게 저의 상태나 감정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임신 초기에 입덧으로 고생할 때도 남편은 막무가내로 부부관계를 요구했습니다. 아이를 낳고 몸이 회복되지 않았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를 돌보느라 제대로 잠도 못 잤는데, 제가 거절하자, “나한테 이제 마음이 없는거냐!”하면서 계속 조르더라고요. 더 악몽 같았던 일은 작년 겨울에 일어났습니다. 제가 빙판길에 미끄러져서 다리가 골절되는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다리에 깁스를 하고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있는데, 남편은 퇴근하자마자 관계를 요구하더라고요. 거절했지만, 억지로 제압하고 관계를 갖게 했습니다. 더 힘든 건 관계를 가질 때였습니다. 남편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서 저를 다른 여자 이름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직장 동료나 전 여자친구의 이름을 불렀고, 본인을 부를 때도 낯선 남자 이름을 부르며 흥분을 돋우라고 강요했습니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저는 남편이 가까이 오는 것 자체가 두려워졌습니다. 하지만 거절하면 남편은 며칠씩 말을 하지 않거나, 집안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들 앞에서 “엄마 때문에 부부 사이가 이렇게 됐다”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부부니까 어느 정도는 참고 살아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한계에 온 것 같습니다. 남편과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불안하고, 앞으로도 이런 생활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숨이 막힙니다. 제가 이혼 얘기를 꺼내자 남편은, “내가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고 때린 것도 아닌데 무슨 이유로 이혼을 하느냐”라고 합니다. 부부 사이라도 한쪽이 원하지 않는 부부관계를 계속 요구하고, 몸이 아픈 상황에서도 강요한 게 이혼사유가 될 수 있을까요?

◇ 조인섭 : 오늘의 사연, 만나봤습니다. 남편은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고 폭행한 것도 아닌데 왜 이혼하느냐”고 하는데요. 부부 사이라도 한쪽이 원하지 않는데 계속 부부관계를 요구하고, 강요했다면 이혼사유가 될 수 있을까요?

◆ 곽동주 : 네, 이혼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남편 분은 민법에 적힌 이혼사유가 바람과 폭행뿐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민법 제840조는 여섯 가지 이혼사유를 두고 있고, 그중 제3호가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제6호가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입니다. 상대방에게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성관계를 요구할 권리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도 한쪽이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반복적으로 강요하는 행위를 배우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이자 혼인 파탄의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연처럼 입덧 중일 때, 출산 후 회복 전일 때, 다리가 골절되어 거동을 못 할 때처럼 아내가 응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요구가 계속된 경우라면, 혼인 파탄의 원인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다른 여성의 이름으로 부르게 하고 낯선 남자 이름을 부르라고 강요한 것은 성적 수치심을 주는 인격적 침해입니다.

◇ 조인섭 : 사연을 들으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이 깁스를 하고 누워있는 아내를 힘으로 제압해 억지로 관계를 가진 건데요. 부부 사이라도, 거부하는 아내를 강제로 범했다면 '부부강간죄'로 형사처벌을 받게 할 수 있나요?

◆ 곽동주 : 가능합니다. 대법원이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법률상 배우자인 아내도 강간죄의 객체가 되고, 남편이 폭행이나 협박으로 아내의 반항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 뒤 간음했다면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모든 원치 않는 관계가 곧바로 강간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처벌하려면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 하고, 부부 사이에서는 그 정도를 판단할 때 혼인관계의 특수성도 함께 고려됩니다. 거절했지만 분위기가 불편해서 마지못해 응한 정도로는 형사처벌까지 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관계를 거절하면 며칠씩 말을 안 하고, 심지어 아이들 앞에서까지 '엄마 탓'을 하며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극심한 성적 수치심을 준 행위에 대해 위자료를 요구할 수 있을까요?

◆ 곽동주 :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혼 위자료는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상대방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는 것입니다. 그 원인이 반드시 부정행위나 신체적 폭력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속적인 성관계 강요, 아내를 성적 대상으로만 취급하는 언행, 인격을 모욕하는 태도 역시 위자료를 인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 법원은 혼인 기간, 파탄의 경위, 유책행위의 내용과 정도, 상대방이 입은 고통의 크기 등을 종합적으로 봅니다. 8년이라는 기간 동안 이런 일이 반복됐고, 사연자님이 정신적으로 불안 증상을 겪을 정도라면 증액을 구할 만한 사정입니다.

◇ 조인섭 : 이런 문제는 대부분 부부 둘만 있을 때 벌어지는 일이다보니, 남편이 혐의를 전면 부인할 때, 입증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사연자분은 어떤 자료를 준비해두는 것이 좋을까요?

◆ 곽동주 : 말씀하신 대로 부부 사이의 일은 목격자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증거 확보가 관건입니다. 첫째, 녹음입니다. 자신이 참여한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닙니다. 남편이 관계를 요구하며 하는 말, 거절했을 때의 반응, 다른 이름을 부르라고 강요하는 상황을 녹음해 두시면 가장 직접적인 자료가 됩니다. 둘째, 문자와 메신저입니다. 일이 있고 난 뒤에 남편에게 “어제 몸이 아프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왜 그랬느냐”처럼 구체적으로 문자를 보내고 답을 받아두십시오. 남편이 변명하거나 사과하는 답장을 하면 그 자체가 사실을 인정하는 자료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진료 기록과 진단서라든지 또 혹은 주위 지인들이나 가족에게 자신의 힘듦을 토로했던 일상적인 기록이나 대화 또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부부 사이라도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반복적으로 강요한다면 이혼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폭행이나 협박으로 강제로 관계를 가졌다면 부부 사이에서도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고, 이혼 과정에서 위자료를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은 둘만 있을 때 벌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녹음이나 문자메시지, 진료기록, 상담기록 등을 미리 확보해두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곽동주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곽동주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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