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자발찌 무용론? 인천 흉기난동범, '전처 찔러' 전자발찌 찼어도 범행 못막아[사건X파일]

2026.10.16 오전 12:05
■ 방송 : FM 94.5 (05:45~06:00, 13:40~13:55, 18:40~18:55)
■ 방송일 : 2026년 10월 16일 (금)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상렬 변호사

- 2015년 재결합 거부한 전처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인미수죄'로 징역 4년, 전자발찌 10년 부착 명령
- 전자발찌, 위치 추적만 가능..구역내 범행까지는 못막는 한계
- 현직 변호사 '냉정 예측' "이 사건 무기징역 아니면 도대체 어떤 사건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인천 구월동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끔찍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지극히 평범했던 점심시간. 갑자기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뛰기 시작했습니다. 양손에 흉기를 묶어, 손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고정한 채 건물 안을 돌아다니며 시민들을 공격한 한 남성. 식당가에서 시작된 이 공포는, 다른 층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그 무엇보다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흉기를 휘두르는 남성을 눈앞에서 마주한다면... 그 누구라도 겁이 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데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도망치는 대신, 의자를 들고 남성을 막아섰습니다. 자칫 더 큰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 시민들은 영화관으로 향하는 길목까지 막았고 결국 남성을 제압해 경찰에 넘겼습니다. 그런데 사건 이후 더욱 충격적인 사실들이 드러났죠. 살인미수 전력만 두 차례, 재범 위험성이 인정돼 전자발찌까지 착용하고 있던 남성이었습니다. 지난달에는 흉기를 소지했다가 경찰 조사도 받았고 범행 당일엔 보호관찰관과 함께 식사까지 했다고 하죠. 위험을 알리는 신호는 이미 있었던 건 아닐까요. 그런데도 왜 막지 못했던 걸까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상렬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김상렬 변호사 (이하 김상렬) : 안녕하십니까. 로엘법무법인 김상열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정말 충격적이고,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 남성이 양손에 흉기를 묶은 채로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어떤 상황이었는지부터 전해주시죠.

◇ 김상렬 :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13일 오후 1시 40분쯤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대형 복합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 A씨가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A씨는 홈플러스가 입점한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 3층까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면서 이용객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A씨는 손에 흉기를 쥐고 떨어지지 않도록 테이프로 감은 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 사건으로 19세 여성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되었고, 다수의 피해자가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가 밝힌 범행 동기가 정말 황당합니다. 자신이 치료받던 병원에 불만이 있었고 그걸 세상에 알리고 싶었단 건데, 병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고,,, 이해하기 어려운 건 본인이 불만을 품던 병원과 전혀 관계없는 지역의 상가 건물에서 범행을 벌였거든요. 왜 굳이 그곳을 선택했는지도 밝혀졌나요?

◇ 김상렬 :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무좀 치료 불만을 사회에 알리기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7월 처방 후 증상이 낫지 않자 병원에 항의했고, 합의금 협상도 결렬되면서 8월부터 1인 시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정작 범행 장소는 그 병원과 전혀 무관한 구월동 상업시설이었고, A씨는 “큰 범행을 저지르면 관심을 갖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만 범행 장소 선택 이유에 대해서는 경찰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정확한 동기를 조사 중입니다.

◆ 이원화 : 범행 당일 행적을 보면.. 아침에 집을 나설 때부터 흉기를 챙긴 것으로 보이고, 범행 직전엔, 학교에 들려 휴학계까지 제출했습니다. 또 흉기를 그냥 손에 쥔 게 아니라, 양손에 묶어서 고정했거든요. 이 정도면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범죄로 봐야하지 않을까요?

◇ 김상렬 : 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양손에 흉기를 흰색 테이프로 묶어 고정한 채 범행했고, 가방에서는 망치와 가위 등 추가 흉기가 발견됐으며, 현장에서는 현금 220만 원도 발견됐습니다. 또한, 범행 직전 재학 중인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들러 휴학계까지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계획범죄의 여부를 판단할 때는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흉기 준비과정, 범행 방법의 구체성 등을 종합해서 보는데, 이 사건을 보면 흉기를 손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테이프로 고정한 행위, 다수의 흉기를 사전에 준비한 점, 다중이용시설을 범행 장소로 선택한 점 등은 사전에 계획된 범행임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 이원화 : 그런데 피의자는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 주장했다고 하던데 자신보다 힘이 없어 보이는 사람을 골랐고, 흉기도 미리 준비했고, 심지어 양손에 묶고 공격했으면서 살해할 의도는 없었단 주장, 법적으로 통할 수 있습니까?

◇ 김상렬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적으로 통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범행 준비과정이 매우 치밀하고 범행 방법이 구체적이라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다만, 사건 당일 복약 검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심신미약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으나, 이는 법원이 형을 감경하는 참작사유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짚어드리면, 설령 망상에 의한 범행으로 본다 하더라도, 정신적 질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심신미약을 곧바로 인정한다거나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하지는 않고 그러한 정신적 장애로 인하여 실제로 의사 결정 능력이 결여되었는지를 별도로 판단하게 됩니다.

◆ 이원화 : 경찰은 이미 살인미수와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인데요. 법적으로 얼마나 무거운 처벌까지 가능할까요?

◇ 김상렬 : 살인미수죄의 법정형부터 보면, 살인죄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미수범은 감경할 수 있습니다. 공공장소 흉기소지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경합범으로 함께 처벌됩니다. 이 사건 A씨는 동종 전과가 있고, 계획적 범행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아 상당히 중한 실형이 불가피하고, 이론적으로는 무기징역까지도 가능한 사안으로 보입니다. 다만 최종 형량은 수사 결과와 재판 과정에서 밝혀지는 모든 객관적 사실과 자료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이번 사건에서 더 충격적인 건, 피의자의 과거 범죄 전력입니다. 살인미수 전력만 두 차례고 재범 위험성이 인정돼 전자발찌까지 착용하고 있었다고 하죠. 어떻게 이런 사람이 또 흉기난동을 벌일 수 있었던 겁니까.

◇ 김상렬 : 보도에 따르면, A씨는 2005년 살인미수죄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2008년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으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2015년에는 재결합을 거부한 전처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살인미수죄가 인정되어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당시 재판부는 살인범죄를 다시 저지를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1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습니다. 전자발찌는 재범 방지와 위치 확인을 목적으로 부착하는 것인데, 이 제도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전자발찌는 피부착자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을 뿐, 피부착자가 정해진 구역 안에서 범행을 저지르는 것 자체를 물리적으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A씨는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전자장치 훼손, 준수사항 위반도 없었다고 법무부는 밝혔습니다.

◆ 이원화 : 그리고 정말 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은, 이 남성이 범행 당일 오전에도 상담을 받았고 보호관찰관과 점심까지 먹었단 거잖아요. 그리고 불과 한 시간여 뒤에 범행을 저질렀는데 위험 징후를 알아차릴 도리가 없었을까요? 물론 피의자가 의도적으로 위험성을 감췄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순 있겠다 싶은데요. 변호사님 보시기엔 어떠세요?

◇ 김상렬 :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범행 당일 오전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외부 전문가와 중독 상담을 받았고, 오전 11시 20분부터 35분간 보호관찰관과 면담하며 정신질환 치료약 복약 검사도 받았습니다. 이후 범행 직전까지 보호관찰관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이 부분은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A씨가 의도적으로 위험성을 감추고 정상적인 모습을 연출했을 가능성입니다. 실제로 A씨 소지품에서 다량의 약물이 발견됐고,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당시 약물을 복용한 상태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만약 A씨가 의도적으로 상담에 순응하는 척하면서 범행을 준비했다면, 위험 징후를 알아채기란 쉽지 않았을 겁니다. 다른 하나는 보호관찰 제도 자체의 구조적 한계입니다. 현재 보호관찰 면담은 대상자가 신고서에 신상 변동 사항을 기재하고 제출하면 그 내용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주로 진행됩니다. 이 방식으로는 범행 직전 위험 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 이원화 : 법적으로 궁금한 게, 보호관찰관이 이 사람은 위험하다, 곧 범죄를 저지를 것 같다, 판단했다고 해보죠. 그럴 경우 즉시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치가 있습니까? 위험하단 이유만으로 가둬둘 순 없는 거잖아요.

◇ 김상렬 : 현행법상 보호관찰관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대상자의 준수사항 위반이 없고 다분히 위험하다고 판단만 되는 상태에서 보호관찰관이 독자적으로 대상자를 구금하거나 강제 입원시키는 것은 현행법상 불가능합니다. 위험하다고 판단해도 보고를 올리는 것 외에 즉각적인 강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는 거죠. 반면 일부 서구 국가들은 위험성 평가 결과에 따라 보호관찰관이 즉각적인 구금 조치를 신청하거나, 정신건강 전문가와 연계해 강제 치료 명령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또 다른 위험신호가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죠?

◇ 김상렬 : 맞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월 중순부터 병원 앞에서 약 2개월간 1인 시위를 하던 중, 흉기 소지 혐의로 경찰서에 입건되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이 당시 행위만으로 구속 등 강제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입건 사실이 보호관찰 당국에 신속하게 공유되어 위험성 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었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법무부는 입건 이후 알코올중독 및 심리상담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 이원화 : 어쨌든 이 남성, 경찰의 수사 대상이었고 법무부의 보호관찰과 감독도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범행을 막진 못했거든요. 지금까지 밝혀진 부분만 봤을 때, 당국의 관리 소홀로 볼 만한 대목, 있다고 보세요?

◇ 김상렬 : 이번 사건에서는 A씨의 흉기 소지 입건 사실이 보호관찰 당국에 제때 공유되었는지, 그리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위험 억제 조치가 이루어졌는지가 핵심입니다. 만일 이러한 대목에서 정보 공유가 되지 않았다거나 위험 억제 조치가 실질적으로 미흡했다면 관리 소홀로 볼 여지는 있겠습니다.

◆ 이원화 : 무엇보다 중요한 건 피해자들입니다. 20대 여성 1명은 심정지 상태로 옮겨졌다가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다른 피해자들도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텐데요. 아무런 이유 없이 범죄 피해를 입은 분들.. 어떤 배상과 지원, 받을 수 있습니까.

◇ 김상렬 : A씨를 상대로 치료비,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따른 국가 구조금을 신청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국가배상 청구 역시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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