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세계사적으로 의미 있는 시도라는 평가 속에 한일 양국의 지식인들이 공동으로 한일 강제병합 조약은 원천 무효라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본 언론이 이를 외면함으로써 양국 관계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도쿄 김상우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한일 양국 지식인의 성명, 발표 장소는 달랐지만 내용은 같았습니다.
일본의 조선 지배에 대한 인식입니다.
도덕적으로도 부당하고 국제법적으로 무효라는 것입니다.
[녹취: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한국병합은 대한제국의 황제로부터 민중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의 격렬한 항의를 군대의 힘으로 짓누르고 실현시킨, 문자 그대로 제국주의 행위이며 불의부정한 행위였다."
[녹취: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병합 조약이 본래 부당·불의한 것이라는 의미에서 당초부터 병합 조약이 null and void (원천 무효)입니다."
A4용지 3장 분량의 이 성명서는 전례가 없는 양국 지식인 선언인데다 양국 관계는 물론 세계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됩니다.
[녹취:아라이 신이치, 이바라키 대학 명예교수]
"(한일) 양국이 완전히 대립하는 견해와 해석을 유지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상황을 바꾸지 않으면 (한일간) 역사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본 언론은 행사 당일 취재는 물론 지금까지 보도조차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물론 일본의 주류 역사학계가 인정하기 꺼려하는 사안인 점을 충분히 감안하더라고 역사의 현장을 지켜보고 기록해야하는 언론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특히 양국의 대표적 지식인이 상당수 참여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녹취:오다가와 고우, 아사히 신문 전 편집위원]
"이번이야말로 한일간의 커다란 간격을 메워 갈 필요가 있으며 그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외면은 일본 사회 전체의 공론의 장으로 부각시키는데 여전히 부담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일본 언론은 일본이 태평양 전쟁의 당사자로 가해자였으면서도 위안부나 강제 징용 등 자신들이 가한 비윤리적 인권 문제는 여전히 등한시하고 자신들의 피폭 문제 등 주로 피해자로서의 입장만을 집중 부각시켜 오고 있다는 점에서 반성이 필요할 것입니다.
일본 언론이 성명서를 제대로 읽어봤다면 한ㆍ일 두 나라의 과거사와 양국 간의 미래 관계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요소가 적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알 것입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기록을 외면하면 외면할수록 양국간 진정한 화해의 길은 멀어질 것입니다.
도쿄에서 YTN 김상우[kimsa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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