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어제 저녁 치러진 '동아시안컵 축구' 한일전에서 역사문제를 담은 대형 현수막과 걸개그림 등이 관중석에 걸린 것을 두고 일본 언론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현수막과 안중근 의사의 대형 걸개그림은 응원 때 정치적 주장을 금지한 FIFA 규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도쿄에서 박철원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한일축구 경기가 열린 잠실종합운동장 1층과 2층 사이에 걸린 대형 현수막의 내용입니다.
요미우리신문을 비롯한 일본 언론들은 일본의 그릇된 역사인식을 질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관중석에 걸리자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경기 시작 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와 이순신 장군의 초상을 담은 대형 걸개그림이 경기장 내에 펼쳐진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산케이신문은 이에 대해 "응원시 정치적인 주장을 금지하는 FIFA의 규정에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지난해 런던 올림픽 축구 3위 결정전에서 박종우 선수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는 종이를 들었다가 FIFA로부터 징계를 받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신문은 또 전날 여자축구 한일전 때에도 응원단이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조선왕조의 갑옷과 투구 사진을 넣은 현수막을 만들어 반입을 시도했지만 주최측이 금지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주최측이 여자축구와 달리 남자 축구에서는 정치색 짙은 게시물을 묵인한 모양새를 보였다며 한국축구협회를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에서 열리는 한일전에서 과거 일본의 침략에 저항한 민족 영웅들의 초상을 담은 현수막 등 민족감정을 자극하는 일이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일본팀이 한국의 공격을 잘 막으며 추가 시간 마지막 역습 한 방으로 한국을 눌렀다고 크게 보도했습니다.
도쿄에서 YTN 박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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