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들이 '#BoycottStarbucks(보이콧스타벅스)'를 외치며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의도와 달리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지난 29일, 스타벅스 최고경영자인 하워드 슐츠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적으로 트럼프의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 / 지난 2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입장 부분 발췌)
"깊은 우려와 비통한 심정으로 소식을 전한다"며 운을 뗀 하워드 슐츠는 7개 무슬림 국가 국민의 자국 입국 금지조치를 발표한 트럼프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는 4가지 정책을 발표했다.
장벽을 세우고 무역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멕시코에는 더욱 활발한 투자와 굳건한 파트너십을 예고했다. 불법체류 청소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DACA’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는데, 트럼프는 DACA 프로그램 역시 폐기를 예고해왔다.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의료보험 제도에 대해서도 입장을 달리했다. 슐츠는 오바마케어 폐지를 추진 중인 트럼프에 맞서 스타벅스를 통해 건강 보험에 가입할 수 있음을 공언했다.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난민 채용 정책’이었다. 그는 향후 5년 동안 전 세계 75개국 매장에서 1만 명의 난민을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의 난민 채용 정책 발표 이후,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국 내 집을 잃은 퇴역군인만 5만 명이다. 자국민부터 채용하라”, “앞으로 절대 스타벅스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이어 항의의 표시로 게시물에 ‘#BoycottStarbucks’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이미 2015년까지 5,000명 이상의 퇴역 군인을 채용했으며, 2018년까지 1만 명 이상의 퇴역 군인 채용 계획을 발표해왔다는 점이 알려지며 트럼프 지지자들은 역풍을 맞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스타벅스가 난민을 채용해도, 미국 내 일자리 문제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는 것.
이에 온라인에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비꼬는 게시물이 유행하고 있다. ‘#BoycottStarbucks’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의도적으로 스타벅스 음료를 잘 보이도록 찍어 올리고, 트럼프의 이름으로 스타벅스에서 주문한 커피 등을 인증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Win-Win(윈-윈)’이라는 표현과 함께 “기다리는 줄이 짧아질 테니 환영한다”, “인종차별주의자들과 스타벅스에서 마주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행복하다”며 스타벅스를 옹호하고 나섰다.
강경하고 과격한 트럼프의 정책에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으며, 트럼프 지지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BoycottStarbucks’ 게시물에는 스타벅스를 즐기는 이들의 모습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YTN PLUS 김성현 모바일PD
(jamkim@ytnplus.co.kr)
[사진 출처 Entrepreneur, Starbucks, Twitter, Esqu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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