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국회의원 선거에서 실제 투표한 투표용지 수와 개표 때 집계한 수가 일치해야 하는데 수백 표나 차이가 났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당시 선거 관리 직원들은 이런 사실을 숨기려고 황당한 일까지 벌였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아베 총리가 국회를 해산한 뒤 실시된 지난해 10월 일본 국회의원 총선거
사가현의 한 선거구 개표 결과 무효표가 1236표가 나왔습니다.
이전에 치러진 세 번의 선거에서 무효표가 평균 500표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칩니다.
하지만 집권 자민당 후보가 만5천 표 이상 차이로 승리하면서 이 무효표 문제는 아무 일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렇게 묻힐 뻔했던 진실은 3개월이 지나 내부자 제보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파견됐던 부근 시 공무원 3명이 짜고 꾸민 일이었습니다.
개표를 마쳤는데도 투표자 수보다 개표용지가 500표 이상 차이가 나자 여분으로 가지고 있던 백지 투표용지를 몰래 포함시켜 숫자를 억지로 맞춘 겁니다.
[마쓰야마 히토시 /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 숫자가 맞지 않는다는 보고를 듣고 시 총무부장이 이건 안 된다고 생각해 몹시 당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백지 투표용지로 엉터리 개표를 마친 뒤 진짜 투표함 한 개가 발견된 겁니다.
조작이 탄로 날까 불안했단 이들은 결국 함에 들어 있던 진짜 투표용지를 불태워버리기까지 했습니다.
[당시 투표 용지 소각한 직원 : 선거를 잘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큰 폐를 끼쳤습니다. 신뢰를 추락시켜 죄송합니다.]
선거가 끝나고도 여분으로 준비한 투표용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선관위는 뒤늦게 제도 개선에 나섰고 경찰은 해당 직원 3명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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