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에 맞선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형제의 비극적인 운명이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형은 미얀마 군부에서 내무부 차관 겸 경찰청장으로 승승장구하며 시위를 진압하고, 동생은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가 감옥에서 고문을 당해 사망한 비극적인 사건이다.
지난 25일, 미얀마 언론 이라와디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 고 소모 흘라잉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고 소모 흘라잉은 유명한 민주화 운동가 중 하나로 지난 22일 바고 지역에서 보안군에게 붙잡혀 감옥에 구금됐다.
목격자들은 군인들이 그의 머리를 개머리판으로 폭행했다고 증언했다. 그의 아내는 24일, 감옥에서 남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고 소모 흘라잉의 친구들은 그가 군사정권에 반발하고 민주화에 대한 신념을 굽히지 않다가 고문을 당해 죽었다고 믿고 있다.
민주화 운동가였던 그에게는 전혀 다른 형이 있어 주목을 받았다. 그의 형은 쿠데타 이후 경찰청장으로 승진하고 민간인에 대한 잔인한 탄압을 지휘하는 핵심 인물 중의 하나인 ‘탄 흘라잉’이다.
동생인 고 소모 흘라잉은 1988년부터 민주화 운동을 해왔다. 그는 1991년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다가 13년간 감옥에 갇히는 등 고초를 겪었고 이후 무료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왔다.
고 소모 흘라잉의 죽음에 대해 그의 동지는 “군부에 몸담은 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시위에 참여했고 민주주의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면서 “좋은 동지를 잃게 되어 너무 슬프다”고 전했다.
한편,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 (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민간인 20명이 구금 도중 고문을 받고 사망했다. 미얀마 군경에 의한 전체 사망자는 827명에 이른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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