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전에서 쿠데타 군부에 대한 저항의 표시인 '세 손가락 경례'를 했던 미얀마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 한 명이 귀국하지 않고 일본에 망명을 신청했습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얀마 대표팀 골키퍼인 피 리앤 아웅 선수가 어젯밤 일본 간사이 공항에서 취재진에게 자신은 미얀마로 돌아가지 않고 일본에 난민 지위를 신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리앤 아웅 선수는 세 손가락 경례 이후 미얀마 군부가 자신의 집에 찾아왔다며 귀국할 경우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고 망명 신청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결정 때문에 군부가 가족과 동료 선수들을 체포하려 할 경우 미얀마로 돌아가 대신 체포될 것이라며 다른 이들의 안전을 걱정했다고 NHK는 보도했습니다.
리앤 아웅 선수는 미얀마 국민에 대한 일본의 지속적인 지지를 호소하면서 "이런 제스처를 하는 게 커다란 용기가 필요했지만 이제 더 이상 걱정하지 않는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미얀마의 상황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리앤 아웅은 지난달 28일 일본과 맞붙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 국가가 연주될 때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저항의 표시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잡혀 화제가 됐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관방장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는 리앤 아웅 선수의 의견을 듣고 이 문제를 적절하게 다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미얀마 사태에 대한 긴급조치 차원에서 일본 내 미얀마인들에 대한 체류 연장을 허용했습니다.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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