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일 런던 메릴본 주재 홍콩 대사관 앞에서 중국 국기를 불태우는 홍콩 시위대. 사진: 트위터
영국에서 친중파 중국인과 홍콩 이주민 간의 집단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홍콩 국가보안법을 피해 영국으로 이민 간 홍콩인과 친중파 중국인 사이에 무력 충돌이 벌어졌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7일 영국 런던 차이타운에서 열린 '아시안 혐오 반대 집회'에서 두 집단 간에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번 집회는 코로나19 기간 중 영국에서 늘어난 아시아인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 시위로 친중파 중국인 단체가 주최한 집회였다.
그러나 이날 집회에서 홍콩 이주민 단체가 중국 내 인권 탄압 문제를 거론하면서 시위는 '중국인-홍콩인 간 폭력 사태'로 변질됐다. 시위 현장에 있던 홍콩 이주민 50여 명은 친중파에 "중국은 홍콩과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는 무시한 채 그들만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며 중국 내 인권탄압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인권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중국이 아시안 차별 집회를 여는 것은 모순된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었다.
홍콩인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는 구호를 외쳤고, 일부는 홍콩 독립기를 흔들기도 했다.
이때 갑자기 중국인 6명이 홍콩인 시위대를 향해 달려들었고 시위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영국 경찰이 두 그룹을 분리했지만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해크니 지역 중국인 커뮤니티 서비스에서 일하는 자비스 람은 최근 몇 달 동안 소셜 미디어와 거리에서 영국 내 일부 중국 커뮤니티에서 홍콩인에 대한 적대감이 언어폭력과 신체 공격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 집단의 적대적인 행동은 홍콩인 집단이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런던에 있는 오리엔탈 및 아프리카 연구 학교의 스티브 창 중국 연구소장도 "역사적으로 영국에는 중국 본토 출신보다 홍콩 출신의 거주자가 더 많았다. 하지만 중국에서 온 이주민이 세력을 확장하며 홍콩 이주민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당수가 친중파인 이들의 목표는 중국의 인권 문제를 알리려는 홍콩이민자들을 침묵시키는 것"이라며 "홍콩 이주민을 향해 공격성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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