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 '무장반란' 사태 극적 종결...후폭풍 거셀 듯

2023.06.25 오후 02:35
■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24]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밤사이 극적인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무장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 기업바그너 그룹이 벨라루스의 중재로 모스크바 진격을 멈추고 철수하기로 한 겁니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러시아 대통령으로선 정치적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계속해서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이어가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일 천하, 24시간을 못 채운 반란이기 때문에 그런 제목도 언론에 달려 있던데. 일단 쭉 얘기하기 전에 오늘 결국 중요한 것은 러시아는 어떻게 되는 건지,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칠 영향, 그리고 바그너그룹이 어떤 존재감을 보인 건지 함께 질문드리겠습니다. 무장 반란이냐 쿠데타냐 논란도 있던데 어떻게 정의하십니까?

[두진호]
이 사건의 핵심 당사자죠.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건 쿠데타가 아니라고 밝혔고요. 크렘린궁은 이번 사건을 정확하게 처음부터 군사 반란이라고 특정을 했습니다. 사건 발생과 동시에 러시아 검찰, 대통령실 소속의 수사위원회 그리고 FSB라고 하는 연방 보안국도 푸틴 대통령에게 이 사건과 관련된 수사 착수 게시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명확하게 러시아 형법이 규정하고 있는 군사반란이라고 하는 조항들을 조목조목 보고를 하면서 수사 착수 관련된 보고를 했던 것입니다. 러시아는 이번 사건을 군사반란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반란군의 용병 규모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사실 평소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바그너그룹이 우리가 낫다, 정규군보다. 그렇게 강조했기 때문에 이번 반란이 남다르게 보이긴 하거든요.

[두진호]
프리고진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병력에 대해서 최대 2만 5000명 정도 있다고 밝혔고요. 아마도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돈바스의 항구도시입니다. 마리우폴 인근에 러시아 국경과 인접한 후방 지역에 배치되어 있던 걸로 추정되고 그 지역으로부터 상당수의 병력이 우크라이나, 러시아 국경을 넘어서 최초에 로스토프나도누 지역에 집결하고 그 지역을 통제하면서 모스크바로 향해 가는 보로네시라든지 리페츠그와 같은 이런 지역들을 차례로 점령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프리고진은 대략 최대 병력을 2만 5000명이라고 이렇게 밝히기는 했지만 실제 지난 7개월간 바흐무트 점령 과정에서 상당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2만 5000명이 온전하지는 않았을 것 같고요. 최대 2만 5000명 중에서 실제 전투가 가능한 실제 병력은 70% 플러스마이너스 정도. 그래서 1만 7000명에서 1만 8000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앵커]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 국경 검문소를 넘어서 러시아의 심장인 모스크바를 위협하기까지 200km 밖에서 진격을 멈췄거든요. 정말 그야말로 순식간에 벌어졌고. 저희가 시간 순서대로 정리를 해 봤는데 양측 간에 실제 교전도 있었거든요. 이렇게 순식간에 진격할 수 있었던 건 왜 그런 겁니까?

[두진호]
일단 무엇보다 러시아군 대부분이, 특히 프리고진이 진출했던 그 지역이 러시아의 남부군관구 사령부가 관할하고 있는 작전지역으로 책임을 지고 있는 지역인데요. 이 남부군관구가 사실은 대부분이 현재 특별군사작전 지역에서 대부분 특별군사작전 지역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주력 전투력이 사실상 없는 가운데 프리고진의 바그너그룹이 무혈입성과 비슷하게 진출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추정해 봅니다.

두 번째는 결과론적인 얘기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바그너그룹의 선두 부대가 불과 모스크바 남부로부터 200km 떨어진 지역까지 진출한 상황인데 제가 생각할 때는 바그너그룹이 진출할 수 있었던 최고의 능력 범위 내에서의 거리가 바로 이 모스크바 남부 200km 정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차량으로 이동해야 되고 기계화 부대로 이동해야 되기 때문에 그것을 위해서라면 상당수의 유류가 필요한데요. 그런 측면에서 그런 작전 지속 지원 차원에서의 능력을 바그너그룹이 러시아 정규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아마 그 선상까지는 진출했을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정말 극단적인 경우에는 바로 이 모스크바 남단 200km 떨어진 그 지점에서 정말 치열한 교전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 바로 그 지점에서 일종의 진출선, 작전 한계점에서 비로소 이렇게 사건이, 사태가 봉합된 것입니다.

[앵커]
작전 한계점이 모스크바 200km 밖이다, 이렇게 보시는 건데 결국 그러니까 1000km 거리를 돌파할 동안 간헐적인 교전은 있었지만 이렇게 비교적 순조롭게 북진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 들어보면 우크라이나 전선에 러시아 정규군이 집중 투입되는 바람에 정작 본토 방어에는, 바꿔 말하면 구멍이 있는 것 아닌가가 확인된 것 아니냐 싶거든요.

[두진호]
그렇습니다. 이번 바그너그룹의 군사반란을 통해서 러시아 본토에 대한 방어책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난 측면도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전쟁부에는 치욕적인 굴욕감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아까 말씀하신 200km 밖에서 멈췄는데 만약에 더 갔다면, 가상입니다마는, 가정입니다마는 어떻게 됐을까요?

[두진호]
만약에 더 갔다면 실제 러시아의 국가 근위대라고 해서 국방부가 관할하는 병력 외에도 약 30만 명 이상의 병력이 수도권 방위를 위해서 대비가 돼 있기 때문에 아마 모스크바 남단 200km 그 지점부터는 정말 바그너그룹과 러시아 국가방위 근위대 간에 치열한 정말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을 해보고요. 그것을 위해서, 그 선을 넘지 않기 위해서 푸틴 대통령도 마지막 남은 카드입니다. 대국민 담화를 통해서 프리고진에게 현 상태에서 멈춰라. 이것은 내부의 반역행위다라고 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 선을 넘는 것은 모든 것을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던 이유는 바로 그런 배경이 있겠습니다.

[앵커]
미국에서는 이 반란의 움직임을 이틀 전부터 파악했다, 이런 보도가 나오기도 했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문제를 들여다본 분들은 바그너그룹이 익숙하겠습니다마는 낯선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한때 푸틴의 최측근이었던 프리고진. 반란군의 수장이 되었고 이렇게 반란까지 가게 된 거거든요. 국방장관의 거취를 거론하고 있던데 왜 반란까지 가게 된 건지 한번 짚어주시죠.

[두진호]
일단 표면적으로 나온 이유는 그러니까 돈바스 지역에서 바그너그룹이 주둔했던 지역에 러시아 정규군이 미사일 공격을 가함으로서 상당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이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또 책임지는 전쟁 지휘부도 아무도 없다. 그런데 진실을 알려야 된다고 하는 이런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고요. 사실 이런 표면적인 이유에 오기까지 그동안 바흐무트를 점령하기 위해서 지난 7월간 바그너그룹이 서방에서 파악하기로는 최소 2만 명 그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그 과정에서 러시아 군 당국이 어떻게 보면 러시아 정규군에 비해서 바그너그룹 민간 용병 기업에 차별적인 대우를 했다고 하는 이런 불만들이 꾸준히 누적됐던 겁니다.

그 이야기는 우리가 지금 가장 치열한 지역에서 전투를 하고 있는데 식량이라든지 탄약이라든지 유류 지원을 적시에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러시아 정규군에는 적시에 필요한 물자를 지원하고 있는데 우리에게는, 가장 힘든 곳에서 싸우고 있는 바그너그룹에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는 부분과 그리고 바그너그룹은 민간 용병 기업이기 때문에 사실은 일정한 계약을 체결해서 경제적인 수단을 가지고 전투에 임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명감보다는 경제적인 이유로 전투에 임하고 있는데 임금체불이라든지 전사상자에 대한 참전수당이라든지 또는 전투 현장에서 사망한 사망자 처리에 관련된 영현 처리 문제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제때 러시아 군 당국이 처리를 안 해 줬던 것들입니다.

사실 이런 부분들도 러시아 언론이나 우크라이나 언론, 서방 언론을 통해서 꾸준히 제기가 됐던 부분들인데 앞서 말씀드렸던 그런 차별적인 부분들, 바그너그룹의 성과가 이만큼인데 그에 대해서 크렘린궁이 소홀하게 대한 부분들이 전반적으로 감정들이 폭발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히틀러도 못 뚫은 모스크바가 뚫릴 뻔했다는 언론 제목이 많은데 어쨌든 유혈 충돌까지 가지 않아 다행입니다마는 이번 사태 종결에 벨라루스가 중재가 있었다는 점도 눈에 띄거든요. 벨라루스가 나선 겁니까? 아니면 푸틴 대통령이 배후에서 어떤 협조를 구한 걸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두진호]
실체적 진실은 추후에 나타나고 있지만 아마도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가 동맹국이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이 어쨌든 벨라루스 동맹국에도 영향을 미치니 이와 관련된 안보 상황을 공유하면서 또 벨라루스 루카셴코 대통령도 프리고진과의 친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아마 조력을 요청했다고 보고요.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나름대로 협의를 통해서 바로 직접적으로 프리고진과 협상에 착수했던 겁니다. 그래서 프리고진 개인에 대한 신변 안전을 보장하겠다. 그리고 프리고진과 함께 이번 군사반란 모의에 가담했던 군인들에 대한 형사적,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조건을 받아냄으로써 어느 사태가 일단락된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프리고진과 푸틴은 다시 관계를 회복하는 것인가, 아까 형법 말씀하셨는데 처벌로 이어지지 않을지, 그리고 아까 조건으로 내걸었던 국방장관의 거취까지 포함해서 향후 러시아 내부는 어떻게 될까요?

[두진호]
일단 프리고진과 푸틴 대통령은 정말 건널 수 없는 그런 강을 서로 간에 건넜다고 보고요. 왜 벨라루스로 프리고진이 정치적 망명을 선택했을까라는 측면이 관심사항인데 아무래도 벨라루스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친분이 있는 것이고 지금 당장 어쨌든 러시아 본토나 특별군사작전 지역에서 프리고진이 있는 것 자체가 서로 간에 큰 불편이고 앞으로 유사한 상황들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제3의 장소로 가는 것이 타당했을 거라고, 쌍방 간에 판단을 했을 거라고 보고요.

그중에서 가장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장소가 러시아의 가장 긴밀한 동맹국인 벨라루스였습니다. 물론 러시아와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일부 국가들이 있죠. 카자흐스탄이나 키르기스스탄 이런 국가들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정서적으로 가장 가깝고 또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다고 프리고진도 판단했을 것으로 추정해 봅니다.

[앵커]
방금 위원님께서 심리적인 점, 정서적인 점이라고 말씀을 하셔서 그런 형태로 질문을 드린다면 프리고진에 대한 동지애가 남아있을까요? 혹은 두려움이 있을까요,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

[두진호]
참 그 부분은 개인적인 감정일 수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벨라루스로 보낸 것, 프리고진이 가고 싶다고 했던 그의 의지, 그리고 그것을 승인한 푸틴 대통령의 결심을 본다면 나름대로 선은 넘었고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지만 그래도 벨라루스로 이렇게 승인을 한 것은 최후의 동지애가 발휘된 것이 아닌가. 그간 20년간의 시간 동안 나름대로 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이 정치적 공동체 관계였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마지막 배려를 했다고 봅니다.

[앵커]
아무튼 용병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러시아 정규군. 1일 천하로 반란이 끝나기는 했습니다마는 지금 이번 반란의 시점이 공교롭게도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 나서고 있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지금 우크라이나의 생각은 어떨지도 관심인데 어떻습니까?

[두진호]
우크라이나도 이 사건을 굉장히 예의주시하면서 지켜봤고요. 실제 이번 사건이, 군사 반란이 우크라이나가 하고 있는 대반격 작전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렇게 우크라이나도 판단을 했고요. 이 사건이 나면서부터 언론을 통해서 러시아는 내부로부터 붕괴하고 있고 푸틴 대통령의 치명적인 리더십에 손상이 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도 러시아 정규군, 의용군들에게 무기를 버리고 올바른 진실을 추구하라고 이렇게 강조했던 부분들도 그런 효과를 누리고자 했던 겁니다. 그러나 이것이 1일 천하로 끝나면서 그런 충분한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 우크라이나군 입장에서는 좀 아쉬운 부분이 되겠습니다.

[앵커]
그래도 푸틴 대통령의 시선, 전략이 내란에 빼앗긴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보면 어떻습니까?

[두진호]
그런데 굉장히 저희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밤사이에 급격한 반전이 일어났고요. 내부 수습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고 그리고 사실 바그너그룹 개별 장병들의 가장 큰 관심사항은 이 사건에 가담함으로써 형사처벌을 면하는 것, 그리고 지금까지 임금이 체불된 부분들이 있는데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 그리고 이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던 나머지 개별 장병들은 어차피 돈을 받고 이 전쟁에 투입됐기 때문에 생계입니다. 그래서 생계를 특별군사작전에 참여함으로써 지속할 수 있다는 그런 측면이 있다는 것을 봤을 때는 나름대로 이익이 있겠습니다.

[앵커]
아까 저희 취재기자 리포트에서도 러시아 내부 시민들 인터뷰를 보면 반응이 갈렸거든요. 이를테면 바그너에 박수치는 시민들도 있었고 경찰 복귀에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었는데 러시아가 내년에 대선이지 않습니까? 혹시라도 추가 반란은 없을까요?

[두진호]
이번 사건을 통해서 푸틴 대통령은 굉장히 위기의식을 느꼈을 거라고 보고요. 사실상 프리고진에 대해서 명확하게 대국민 담화 때 이렇게 얘기를 했죠. 정치적 야욕과 사심을 가지고 우리의 등에 칼을 꽂았다고 했다고 이런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아마 지금 대테러 대응체계가 발령돼서 영장 없이도 통신 조회나 여러 가지 것들을 조치할 수 있는데 아마 이런 분위기들이 러시아 전체 사회의 경직성을 강화시키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가져가지 않을까 보고요. 푸틴 대통령 입장으로서는 그런 방법 외에 다른 정치적 수단을 강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이렇게 분석해 봅니다.

[앵커]
대체로 서방국과 언론들 역시 푸틴 대통령이 대형 악재를 만났고 지도력에 위기를 만났다고 보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아무튼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은 하루 만에 끝을 맺었습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두진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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