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애플 기기 전용 메시지 기능인 '아이메시지(iMessage)'를 디지털시장법(DMA)상 특별 규제 대상에 포함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애플이 이에 반발하며 소송에 나섰다.
12일(현지 시간) 기즈차이나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EU 집행위원회(EC)를 상대로 한 소송 초안을 준비 중이다. 이의제기 마감일인 16일까지 관련 서류가 EU 법원에 제출될 전망이다.
앞서 EU는 지난 9월부터 DMA 규제 대상 기업을 확정하고 약 반년 동안의 유예기간에 돌입했다.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한 규모의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규제하는 강력한 법안이다.
EU 내에서 연 매출 75억 유로(약 10조 5,815억 원) 이상, 시가총액 또는 시장가치 750억 유로(약 105조 8,152억 원) 이상, 월간 이용자 4,500만 명 이상, 최소 3개 회원국에서 서비스 제공, 연 1만 개 이상 이용사업자(입점업체) 보유 등의 기준을 충족한 기업들이 DMA에 적용된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애플,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 등 6곳이 해당한다.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기업은 제3자 서비스와 상호 운용을 비롯해 자사 플랫폼 외부에서 입점업체들이 자체 사업 홍보나 계약을 하는 것, 또 입점업체가 플랫폼 이용 시 생산되는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이 가운데 구글은 최근 영국 보다폰, 독일 도이치텔레콤, 스페인 텔레포니카, 프랑스 오렌지 등 유럽 주요 통신사들과 함께 EU 집행위원회(EC)에 아이메시지를 DMA 핵심 플랫폼 서비스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고, 애플과 안드로이드의 메시지 플랫폼 연동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됐다.
구글과 유럽 통신사들은 애플이 아이메시지로 충분한 수익을 내고 있으면서도 다른 플랫폼들과 폐쇄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아이메시지 역시 DMA의 대상인 핵심 플랫폼 서비스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애플 생태계에도 구글과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가 채택한 차세대(3세대) 문자 규격인 'RCS'를 이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맥 등 애플 제품끼리만 연동되는 '아이메시지(iMessage)'를 채택 중이다.
그러나 애플은 아이메시지가 EU 내에서 4,500만 명의 월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DMA의 게이트키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앞서 애플의 아이메시지 호환에 따른 차별 논란은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애플은 아이메시지 이용 여부에 따라 말풍선 색이 구분되도록 했는데, 이같은 정책이 미국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에 대한 따돌림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이폰 사용자끼리 아이메시지로 문자를 주고받으면 말풍선이 파란색으로 나타나지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사이에선 말풍선이 초록색으로 표시된다. 또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와는 아이메시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이모티콘을 쓸 수 없다.
이외에도 아이메시지를 통해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송할 경우 속도나 화질 저하 문제도 생긴다. 아이메시지 환경에선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와 그룹 채팅도 불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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