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라이칭더 신임 총통이 취임하자마자 여소야대 정국인 타이완 의회에선 또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라이 총통의 취임사를 독립을 추구하겠단 뜻으로 받아들인 중국도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베이징 강정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라이칭더 총통 취임 이튿날, 타이완 의회격인 입법원이 새벽부터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야당인 국민당과 민중당 의원들은 아침 7시 의사당 정문이 열리자마자 단상을 점거했습니다.
지난 17일 집권 민진당의 기습에 뚫렸던 뒷문은 의자로 막고 끈으로 동여맸습니다.
남색과 흰색 조끼를 맞춰 입고 일전을 준비하는 의원들, 헬멧에 보호구, 고프로까지 찼습니다.
여당 의원들도 오전 9시 개회를 막기 위해 포위를 뚫고 들어가 단상 앞에 진을 쳤습니다.
나흘 전처럼 큰 충돌은 없었지만, 서로 구호를 외치며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갑니다.
[타이완 집권 민진당 : 토론 없으면, 산회하라!]
[국민당·민중당 : 개회하고, 개혁하자!]
지난 1월 선거에서 과반을 차지한 야권이 '5대 국회 개혁 법안' 표결을 다시 시도한 겁니다.
의회 권한 확대와 행정부 견제 강화가 골자인데, 특히 총통의 국정보고 때 질의 응답을 받도록 한 대목이 쟁점입니다.
신임 총통 취임식을 앞두고 일부 충성파 의원들이 앞장서 육탄 저지에 나섰던 배경입니다.
여소야대 정국 속에 라이 총통은 취임사에서 독립 대신 '현상 유지'로 물러섰지만, 중국은 이 역시 용납할 수 없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왕원빈 / 중국 외교부 대변인 : 누구든지 하나의 중국에 도전하려는 망상을 품는다면 사마귀가 수레를 막아선 것처럼 패가망신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안팎의 공세에 시달리는 라이칭더 타이완 총통, 반중·독립의 정치적 소신을 펼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
촬영·편집: 고광
디자인: 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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