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고등법원이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이 위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여기다 UN은 부부가 같은 성을 써야 하는 법과 남성만 왕위를 물려받도록 한 규범의 개정을 촉구했습니다.
일본에 시대에 뒤떨어진 규범을 고쳐 인권을 개선하라는 국내외 압박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김세호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일본 도쿄고등재판소가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 등의 규정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습니다.
동성 결혼과 관련한 항소심에서 위헌 결정이 난 건 지난 3월 삿포로고등재판소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재판부는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은 법률이 법 앞의 평등과 개인의 존엄, 양성의 본질적 평등을 규정한 헌법에 위반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법 개정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시바 총리는 취임 전에는 기본적 인권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시급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지습니다.
하지만 취임 이후 재판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정부의 태도를 답습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일본에 부부가 성을 따로 쓸 수 있게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일본은 부부가 같은 성을 쓰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 대부분 남편 성을 쓰고 있습니다.
UN의 이 같은 권고는 이번이 벌써 4번째입니다.
남성만 왕위를 계승할 수 있도록 한 일본 왕실의 '황실 전범'도 여성차별철폐조약 이념과 양립하기 어렵다며 개정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여성차별이 아니라면서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 / 일본 관방장관 : 여성차별철폐조약 제1조의 여성에 대한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입장과 함께 강한 유감의 뜻을 전했습니다.]
일본은 G7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동성혼이 합법화되지 않았고, 세계경제포럼, WEF의 성 격차 지수에서는 118위로 최하위 수준입니다.
일본 국내외에서 일본의 이 같은 상황의 개선을 압박하는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YTN 김세호입니다.
영상편집;사이토
디자인;지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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