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표적 친정부 언론인이 중앙아시아를 ’우리의 아시아’라고 부르며 러시아가 이 지역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분명히 하기 위해 군사작전에 나서야 한다고 발언해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14일 키르기스스탄 매체인 타임스오브센트럴아시아(TCA)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는 최근 자신이 진행하는 국영 TV 프로그램에서 중앙아시아와 아르메니아는 시리아나 베네수엘라와 같은 먼 지역 동맹국보다 러시아 국익에 훨씬 더 비판적이라면서 러시아가 중앙아시아와 아르메니아를 상대로 ’특별군사작전’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군사작전은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쓴 용어입니다.
중앙아시아는 옛 소련 공화국인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으로 구성돼 있고, 아르메니아는 캅카스 지역 국가로 이란, 튀르키예와 인접해 있습니다.
솔로비요프는 이어 국제법이 러시아 안보에 걸림돌이 된다면 러시아 당국은 국제법을 무시해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우리는 게임이 끝났다고 공개적으로 말해야 한다"며 "국제법과 국제질서는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특별군사작전이 우크라이나에서 정당화된다면 러시아는 자국 영향권이라고 주장하는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조치를 감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앙아시아를 "우리의 아시아"로 부르며 중앙아시아 불안정은 러시아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며, 러시아 당국은 국제적 규범을 무시하고 자국 영향권의 경계를 (전쟁을 통해) 명확하게 그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발언은 수년 전부터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 간 관계가 악화해온 가운데 나왔습니다.
러시아에선 일부 외국인 혐오주의자들이 중앙아시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러시아 당국이 안보 문제를 중앙아시아인 이주와 연계하기도 했습니다.
솔로비요프의 발언에 대해 우즈베키스탄 인사들이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우즈베크 정치학 교수인 셰르조드콘 쿠드라트코드자는 "솔로비요프가 ’국제법은 무시해야 한다’ 등 함부로 드러내지 않는 생각들을 방송에서 그대로 노출했다"면서 특히 ’우리의 아시아’라는 그의 표현은 식민지배적 레토릭(수사)으로 각국 국민을 비인간화하고 국경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솔로비요프가 이전에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범죄’라고 했다가 이제 와서는 그 범죄를 ’필요했던 무엇인가’로 재규정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언론인 일요스 사파로프는 "솔로비요프의 발언은 러시아 프로파간다(선전)의 가장 공격적인 면을 반영하는 정치적 신호"라면서 그는 크렘린 생각과 보조를 맞추는 주장을 자주 확대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즈베키스탄과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그의 발언을 러시아 당국의 정치적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며 경각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습니다.
아르메니아 측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1963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솔로비요프는 대학에서 경제학과 철학을 전공한 뒤 옛 소련 붕괴 후 미국에 건너가 사업을 하다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 1990년대 말 귀국했습니다.
이후 언론계에 진출해 한때 진보적, 친시장적 논객을 자처했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친정부적 성향을 띠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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