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이란 핵 타협 준비...미사일 의제화는 전쟁 위험"

2026.02.12 오후 04:38
미국-이란 핵협상의 막후 중재 역할을 해온 튀르키예 외무장관이 양측이 핵합의 타결을 위해 타협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핵협상 논의 범위를 미국이 고집해온 대로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까지 확대할 경우 전쟁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는 경고도 했습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부 장관은 현지시간 11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란이 모든 우라늄 농축을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에서 유연성을 보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이 조건은 오랫동안 미국과 이란 간 핵합의를 가로막는 주요 걸림돌이었습니다.

이란은 그동안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으로서 자국에 정당한 우라늄 농축 권리가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피단 장관은 이란 역시 "실질적인 합의에 도달하길 바라고 있다"면서, 이란이 2015년 핵합의 때처럼 농축 수준 제한과 엄격한 사찰 체제를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이 분명히 설정된 범위 내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용인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이란은 이제 미국과 합의를 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고, 미국도 이란에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미국이 "모든 문제를 동시에 다루겠다고 고집한다면 핵 문제에서도 진전을 이루지 못할 수 있다"면서 "그 결과는 역내의 또 다른 전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이란 탄도미사일 문제와 역내 무장조직 지원 문제까지 계속 문제 삼을 경우 협상이 파탄에 이르고 또다시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그동안 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수용과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역내 대리세력에 대한 지원 중단을 이란에 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만을 다루는 합의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피력하는 등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피단 장관은 특히 이스라엘이 이란 미사일 프로그램과 대리세력 지원을 계속 문제 삼는 것 때문에 협상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에는 역내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는 게 핵심 우선순위"라며 "이란의 미사일 존재 때문에 그 목표 달성이 어려워진다"고 말했습니다.

이란과 적대적인 이스라엘은 미국이 이란에 더 강경한 요구를 하기를 바라며 협상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협상의 판을 키워 이란으로부터 우라늄 농축 중단, 탄도미사일 사거리 300㎞로 제한, 중동 대리 세력에 대한 지원 중단까지 받아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피단 장관은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역내 무장세력 지원 문제가 지역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전 세계적 영향을 갖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튀르키예를 비롯해 중동 여러 국가가 이 두 문제의 해결을 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려고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2015년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당시 역내 국가들이 협상에서 배제됐다고 느꼈던 과거의 실수를 미국과 이란이 이번에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했습니다.

2015년 핵합의에 따라 이란의 우라늄 농축도는 3.67%로 제한됐고, 농축 우라늄 보유량도 300kg으로 제한됐습니다.

하지만 역내 일부 국가들은 당시 핵합의가 탄도미사일 등 다른 문제들을 합의에서 제외함에 따라 이란이 미사일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역내의 대리 세력들을 더 키울 수 있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피단 장관은 "이란이 미국과 어떤 합의를 하든 역내 파트너들과의 신뢰를 강화하는 조치와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의 군사 공격이 이란의 정권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습니다.

피단 장관은 "(미국이 공격하더라도) 정권 교체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물론 정부 기관과 일부 다른 표적은 심각한 타격을 입고 파괴되겠지만 정치적 실체로서의 정권은 계속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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