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스라엘·미국 공습에 이란 문화유산 파손...이란 국민 '분노'

2026.03.12 오후 04:34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작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의 유서 깊은 문화유산들이 잇따라 파손되면서 이란 국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현지시간 11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고도(古都) 이스파한에 최근 가해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17세기 사파비 왕조 시대에 지어진 알리 카푸 궁전과 체헬 소툰 궁전과 정원이 훼손됐습니다.

9일에는 폭발의 충격파로 페르시아와 이슬람 건축의 걸작으로 꼽히는 자메 모스크의 청록색 타일들이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당시 모스크 뒤편으로는 거대한 연기 기둥이 치솟기도 했습니다.

이란 문화유산부는 전시 국제법에 따라 보호 시설임을 알리기 위해 모든 문화 유적지에 청색 깃발을 꽂았으나 폭격을 막지 못했다고 합니다.

앞서 지난주에는 테헤란 중심부가 공격받는 과정에서 14세기에 지어진 카자르 왕조의 골레스탄 궁전이 크게 파손됐습니다.

특히 '거울의 방'이 파괴되고 정원이 잔해로 뒤덮였습니다.

8일에는 로레스탄주 호라마바드에 있는 사산 왕조 시대(220∼650년대)의 고성(古城) 팔락 올 아플락 성과 인근 박물관 2곳이 공습으로 파손됐습니다.

이란 정부 관계자들은 이스라엘군과 미군이 주지사 관저 등 주요 시설을 노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시설들에 대한 공습이 인접한 주요 문화 유적지에 피해를 주고 있는 셈입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문화유적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유적지 파손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란인들 사이에서는 분노와 비탄의 감정이 퍼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이란 학자 모즈타바 나자피는 소셜미디어에 "고대 유적은 사람의 목숨만큼이나 중요한데, 그 파괴는 우리의 기억이 무너지는 것과 같다"고 적었습니다.

테헤란 시민 라레(36)는 "이 전쟁이 정권을 겨냥한 것이라더니 왜 우리의 문화와 정체성을 파괴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국제사회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대변인은 "중동, 특히 이란과 인접국에서 문화유산이 파괴되고 있다는 보고에 깊이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란 적신월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개전 이후 공습으로 주거지 7천493곳, 상업 시설 천617곳 등 민간 시설 약 만 곳이 파괴되거나 손상됐습니다.

메흐디 자말리네자드 이스파한 주지사는 소셜미디어에서 "그들(미국·이스라엘)은 최첨단 무기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의 상징을 공격하고 있는데, 이는 야만적인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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