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주장해온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굳히려는 취지에서 최근 '페르시아 걸프 해협청(PGSA)'을 신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P 통신, CNN 방송에 따르면 이란은 새로운 정부 기관으로 '페르시아만 해협청'을 발족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들을 심사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역할을 맡도록 했습니다.
해협청은 '선박 정보 신고 신청서'를 발급해 모든 선박이 안전한 항행을 보장받기 위해 의무적으로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CNN 방송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현재 선사들에 배포된 신청서는 40개가 넘는 항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선박들은 선명, 식별 번호, 출항국, 목적지 등을 신고해야 합니다.
또 선주와 운항사의 국적, 선원들의 국적, 적재 화물에 대한 상세 정보 등도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국적과 무관하게 어떤 선박도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게 지날 수 있었지만 2월 28일 전쟁이 시작되면서 이란과 미국의 대치로 페르시아만에는 선박 천여 척이 갇혀 있는 상황입니다.
이란이 페르시아만 해협청을 신설한 것은 미국과 중동 주변국의 경고 속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굳히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CNN은 풀이했습니다.
전 세계 해상 수송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차단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섰으며, 미국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4.5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앞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호르무즈 해협에 '새로운 관리 체계'를 지시한 바 있습니다.
그는 '페르시아만의 날'이었던 지난달 30일 발표한 메시지에서 "페르시아만은 무슬림 국가와 이란 국민에게 (신이) 준 전무후무한 축복이자 정체성과 문명의 일부"라며 이같이 지시했습니다.
모즈타바는 지난 6일에도 텔레그램 게시글에서 "강력한 이란 전략에 따른 새로운 지역 및 국제 질서"를 내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 활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앞으로 선박들은 선박명과 국적 등 40개가 넘는 정보를 호르무즈를 통과하기 전에 이란 당국에 미리 이메일로 제출해야 합니다.
다만 지금까지 이번 신청서를 제출한 선박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신청서에는 통행료 부과 여부와 관련한 정보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따른 피해 보상을 명목으로 통행료 부과를 내세워 왔으며, 일부 보도에 따르면 선박 한 척당 최대 2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정보는 앞서 이란이 선박들에 요구했던 정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신청 절차를 공식화하려는 행보로 보입니다.
해양 정보 업체인 로이드 인텔리전스 관계자는 "이미 선주들은 이란 당국으로부터 이와 비슷한 정보를 요구받아 왔다"면서 "다만 절차를 공식화하려는 것으로 시도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이란의 이러한 시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이 이른바 PGSA를 출범해 국제 해운, 상업 선박, 민간 선박의 모든 선장에게 국제 수로를 이용하기 위해 사실상 신고 절차를 밟고 뇌물과 통행료를 내도록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는 이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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