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계에서 한국계의 활동이 늘면서 올해 지방선거에서 역대 최다인 5명이 한꺼번에 지방의원(councillor)에 선출됐습니다.
현지 시간 8일 잉글랜드 지방의회 개표 결과, 런던 해머스미스·풀럼구에서 집권 노동당 소속 권보라 의원이 3선에 성공했습니다.
한인의 영국 선출직 3선은 처음입니다.
런던 킹스턴구에서는 엘리자베스 박(한국명 박옥진), 김동성(영국명 로버트 김), 제인 임(한국명 임혜정), 캘럼 솔 모리시(한국명 조솔) 등 한국계 의원 4명이 나왔다. 킹스턴구 의회 48석 중 4석(8.3%)을 한국계가 차지하게 된 셈입니다.
영국 정치권에서 한국계는 물론이고 동아시아계 비중은 미미한 편으로, 2018년 지방선거에서 한인 2명이 당선되면서 한인 선출직이 처음 나왔습니다.
권보라 의원은 칼리지파크·올드오크 지역구에서 당선됐습니다.
해머스미스는 전통적으로 한인이 많지 않은 곳입니다.
4세 때 주재원 아버지를 따라 영국에 건너온 권 의원은 런던정경대(LSE) 철학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기자로 일하는 등 오랫동안 지역에서 기반을 다졌고 2018년, 2022년에 이어 첫 3선이 됐습니다.
권 의원은 "기회가 다시 한번 주어졌다는 데 감사하다"며 "지역 주민들을 위해 할 일이 아직도 많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번에도 권 의원은 한국과 영국 국기가 함께 있는 배지를 달고 선거운동을 다녔습니다.
그는 "아주 중요한 일(선거운동)"이라며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 배지를 먼저 알아보고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집권 노동당은 우익 영국개혁당 돌풍 등에 밀려 참패했습니다.
권 의원은 "젊은 세대가 생활이 어려워지고 세상을 더 어둡게 바라본다는 게 느껴진다"며 "어려움을 겪을수록 그걸 계기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주택 문제 등 젊은 세대를 위한 정책을 더 펼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유럽 최대 한인타운 뉴몰든이 있는 런던 킹스턴에서 당선된 4명은 영국 하원 제3당인 중도 성향 자유민주당 소속입니다.
자유민주당은 전체 48석 중 44석을 차지할 만큼 이 지역에서 강세습니다.
올드 몰든 지역구의 박옥진 의원과 뉴몰든 빌리지 지역구의 김동성 의원은 이번이 재선입니다.
박옥진 의원은 "킹스턴에서만 한국계 4명이 당선돼 기쁘다. 한국 커뮤니티를 도울 수 있는 활동을 더 많이 하고자 한다"며 "의회와 한인 사회 간 유기적 관계를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박 의원은 "차분하게 정계 진출을 늘려 가면서 한인사회에서 시장도, 하원의원도 배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에드 데이비 자유민주당 대표에게 한영 관계를 조언해온 임혜정 보좌관은 톨워스 지역구에서 처음 당선됐습니다.
임 당선인은 "영국 사회에 분열이 심하지만 킹스턴은 다양성과 포용을 중시하는 주민들이 많은 소중한 곳"이라며 "다문화주의를 진작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캘럼 솔 모리시 당선인은 모츠퍼파크·올드몰든이스트 지역구에서 처음 선출됐습니다.
영국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29세의 모리시 당선인은 런던 골드스미스대 조교수로 디아스포라 및 남북한 공존을 연구하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모리시 당선인은 "감격스럽고 감사하다. 영국 내 영국인은 물론, 한인들을 위해 일하고 영국과 한국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는 소감과 포부를 밝혔습니다.
모리시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한류의 도움도 받았다면서 "할머니 한 분은 BTS(방탄소년단) 컴백 무대를 보고 있었다면서 BTS 팬이라 표를 주겠다고 하셨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에서 탈북민 출신으로 영국 의회 내 북한 관련 초당파 모임(APPG NK) 사무국장으로 활동해온 티머시 조(보수당) 씨가 그레이터 맨체스터의 스톡포트 의회 입성에 도전했으나 낙선했습니다.
조 국장은 "아쉽지만,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계속 도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레이터 맨체스터에선 탈북민 박지현(보수당) 씨도 출마했으나 지역구에서 한 후보 유고로 이 지역구 투표가 연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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