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야외에서 사람들이 모여 담배를 피운 곳을 보면 담배꽁초도 있지만, 흡연자가 뱉은 침도 많이 발견됩니다.
그런데 흡연 중 습관적으로 뱉은 이 침이 결국, 실내로 들어와 호흡기까지 위협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떤 연구로 밝혀진 내용인지 양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흡연 구역에 모여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바닥에는 버려진 담배꽁초와 흡연자가 뱉은 침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실제로 흡연자 10명 중 7명 정도는 흡연 시 침을 뱉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담배를 한 대 피울 때 평균 3.5회, 많으면 10번가량 침을 뱉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흡연 구역에서 침을 많이 뱉은 바닥을 조사해보니 일반 공중 화장실 변기보다 서른 배 이상 더러웠습니다.
담배 피우면서 침을 뱉는 행동이 미생물 오염에 영향을 주는 게 확인된 겁니다.
특히, 같은 흡연 구역에서도 침을 뱉지 못하도록 유도한 곳에서는 오염도가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양성우 / 건국대 생물공학과 학부생 (제1저자) : 흡연장에서 침을 뱉었을 때와 뱉지 않았을 때를 RLU(오염도)를 비교하였는데요. 침을 뱉지 않은 경우에는 침을 뱉었을 경우와 비교하여 86%가량 감소한 RLU가 측정되었습니다. 침이 미생물의 증식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문제는 흡연 중 뱉은 침을 여러 사람이 밟아 결국 각종 오염물질이 다시 실내로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연구진이 형광물질을 뿌려 확인해보니 최소 100m 이상 이동하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신발 바닥에 붙은 침 속 각종 병원균이 실외 흡연장에서 사무실이나 가정 등 실내로 들어오는 겁니다.
실내로 들어간 뒤 침이 마르고 나면 병원균은 가루로 바뀌어 공기 중에 떠다니며 감염 위험을 높이게 됩니다.
[조정욱 / 건국대 생물공학과 대학원생 (제1저자) : 우선 침 속에는 다양한 병원균들이 많기 때문에 (흡연 중) 침을 뱉게 되면 더 멀리 퍼지고, 더 멀리 퍼지면서 더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게 또 신발 바닥에 묻어서 건물 내로 들어갈 수 있고, 주거 지역으로 들어갈 수 있고, 또 아이가 있는 집안에도 들어갈 수 있고 하기 때문에 감염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흡연자의 침 뱉는 행동이 불쾌감을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중위생에도 좋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국내 학부생 주도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대한환경공학회지에서 실렸으며, 이달의 최우수논문상도 받았습니다.
YTN science 양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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