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평생 '무소유'와 '버리고 떠나기'를 실천했던 법정 스님이 오늘 입적했습니다.
오는 13일 순천 송광사에서 다비식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김정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산문집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 스님이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입적했습니다.
법랍으로는 55살, 세수로는 78살이었습니다.
3~4년 전부터 폐암 투병을 해 온 법정 스님은 올해 들어 병세가 급격히 나빠져 입원 치료를 받아왔는데 결국 자신이 창건한 길상사로 옮겨져 열반에 들었습니다.
입적 전 날 스님은 청렴하고 맑았던 성품 그대로 마지막 말을 남겼습니다.
[녹취:진화스님, '다비 준비위' 대변인]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내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할 것이다.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하여 달라.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라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다비식은 13일 오전 11시, 송광사 다비장에서 열립니다.
최대한 간소하게, 영결식도 하지 말라는 생전 당부에 따라 다비식 외에 어떤 의식도 치러지지 않을 예정이며 사리가 나와도 수습되지 않습니다.
[녹취:진화 스님, '다비 준비위' 대변인]
"일체의 장례의식을 행하지 말고, 관과 수의를 따로 마련하지도 말며,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여 주고,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 말며, 탑도 세우지 말라고 상좌들에게 당부하셨습니다."
단 길상사, 송광사, 불일암 등 세 곳에만 분향소가 차려져 분향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1932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법정 스님은 1954년 통영 미래사에서 효봉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습니다.
1997년에는 기부받은 성북동 대원각을 길상사로 개원해 정기적으로 대중법문을 가져 왔으며 담담하면서도 쉽고 정갈한 글의 '무소유' 등 수십 권의 작품을 남겨 일반 국민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YTN 김정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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