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공감토크] '한국 로봇 애니메이션 아버지'...김청기 감독

2015.11.02 오후 11:09
[앵커]
로봇 태권V, 이 노래 들으면 어린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 든다는 분들이 참 많으신데요. 로봇 태권V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죠. 김청기 감독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청기 / 영화감독
안녕하세요.

[앵커]
지금 감독님 옆에도 로봇 태권V가 아주 늠름하게 서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는데요.

◆ 김청기 / 영화감독
큰아들.

[앵커]
큰아들이라고 표현을 해 주셨는데 나이로 따지면 39세가 된 것이죠?

◆ 김청기 / 영화감독
우리나라 나이로 40살.

[앵커]
이제 불혹의 나이가 된 로봇 태권V인데 캐릭터를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 김청기 / 영화감독
지금 얘기한 대로 큰아들 보듯이 나한테는 굉장히 자부심, 또 든든함, 여러 가지로 보면 행복해지고 그래요.

[앵커]
로봇 태권V가 개봉했을 때가 1976년이었죠. 그때 18만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큰 인기몰이를 했는데. 지금이야 천만 관객 영화들이 나오고 있다고 하지만 그당시에 18만 관객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인기였을까요?

◆ 김청기 / 영화감독
대단해요. 단관에서 21일간 동원된 숫자가 18만 명이면 일주일 동안 대형극장에서 계속 매진됐었어요. 거기에서 다 수용을 못해서 세기의 극장이라고 종로 서울극장, 그때 버스로 실어나르고 했었어요.

21일간 양쪽 극장에서 28만 명. 그러면 그 해에 중국영화 다음으로 관객이 최고였죠.

[앵커]
어렸을 때 설레는 마음으로 로봇태권V 영화를 보고 잠 못 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인지 로봇태권V 박물관이 개관을 했는데 아이들 손 붙잡고 로봇태권V 보러 오시는 분들이 많다고요? 그게 고덕동에 있는 거죠?

◆ 김청기 / 영화감독
고덕동에서 개관을 했는데 브이센터라고. 가면 아마 볼거리가 많아요. 나도 깜짝 놀랐죠. 태권V 만든 곳을 재현해 놓고 내가 40년 전에 애니메이션 그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했어요, 그 이미지를. 그리고 군단들이 있어요, 군단들. 엄청나요. 내가 이렇게 봐도 수고들 많이 했구나.

[앵커]
그 당시 얘기를 해 보면 70년대 하면 지금이야 아이들이 볼 게 많다고 하지만 그때는 아이들을 위한 문화콘텐츠가 거의 없던 시절이잖아요.

◆ 김청기 / 영화감독
그 당시는 어린이들이 불행한 시절이죠. 이를테면 공부 아니면 다른 건 다 불량하고 적이야. 만화 같은 것 아이들이 보면 이를테면 불량도서 보는 것처럼 핍박을 받았어요, 이를 테면. 사회적으로도 마찬가지였었죠, 그때.

아이들 조금 언짢은 일이 있으면 전부 만화 보고 저런다 해서 매도해 버리고. 불까지 싸지르고 했죠, 만화책 다 수거해 가지고.

[앵커]
그렇게 만화시장이 척박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허허벌판이라고 표현을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 같은데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만의 그런 로봇 캐릭터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어떻게 하시게 된 건가요?

◆ 김청기 / 영화감독
그러니까 로봇이라는 게 생소하지만 우리들한테는 참 신기하고 신비한. 길거리에 차 지나가는 것만 봐도 참 신기했어요, 그때는. 우리가 그때는 차 뒤에 매달리기도 하고 그랬는데. 하물며 차 보는 것만으로도 참 신기하고 즐거운데 인간형 로봇, 기계인간이라는 소재가 얼마나 재미있어요.

어쨌든 늘 그런 것을 해 봐야겠다는 이런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때는.

[앵커]
로봇태권V에 나오는 많은 캐릭터들이 있고요. 많은 분들이 취향에 따라서 이런 캐릭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답변을 하실 것 같은데 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지금 제 옆에 피규어도 있는데요. 바로 이 캐릭터입니다.

많은 분들이 굉장히 감초역할을 했던 캐릭터인데 깡통로봇이죠. 이 캐릭터는 어떤 역할을 했던 건가요?

◆ 김청기 / 영화감독
그러니까 모든 작품 속에 주인공을 받쳐줄 수 있는 그런 서브 캐릭터들이 중요하잖아요. 깡통이라는 것은 어린 아이들, 그 연령대에 맞춰 놓으니까 그 아이들이 참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태권V는 하나의 상징적인 존재로 재미있어 하지만 깡통 로봇은 그네들, 아이들이 자기라고 생각을 하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많이 그려냈죠.

[앵커]
로봇태권V가 원래 이름이 로봇태권V가 아니었다고 하던데요?

◆ 김청기 / 영화감독
그러니까 처음에 마징가라는 타이틀과 캐릭터도 그대로 가자, 그런 얘기를 했어요. 뭐냐하면 이미 TV가 굉장히 아이들한테 인기가 있었고 지방흥행사들은 그런 것을 요구하는 거예요.

검증되고 인기가 있는 것들. 그때 판권, 저작권, 이런 게 별로 그런 개념이 없었을 때니까. 지방에 판권 흥행하는 사람들은 그런 것을 원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런 게 사실 작가 입장에서 또 창작을 해야 되는 입장에서 그런 것이 용납이 안 되죠. 물론 그런 것의 좋은 점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그것을 전체로 한다고 한다면 그건 안 하면 안 하지, 그런 작품은 할 수가 없지.

[앵커]
그래서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보고 영감을 얻으셨다고 하던데요.

◆ 김청기 / 영화감독
어쨌든 그 당시 3공화국 시대니까 이순신 장군이 우리나라 국민들 전체의 롤모델이 됐었잖아요, 국민학교고 어디고. 우리가 광화문 사거리 거기 횡단보도를 건너가요.

청진로 가서 점심도 먹고.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보러 가게 되잖아요. 이렇게 보면 참 웅장감이 있고 또 우리가 역사적으로 배워도 가장 존경할 수 있는 캐릭터고, 이순신 장군이.

그런 게 태권V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데 자연스럽게 도입이 되더라고요.

[앵커]
로봇태권V에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녹아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게 됐는데요. 태권도를 하는 로봇이라는 캐릭터를 창출하기 위해서 많은 고심을 하셨을 텐데 그 고심의 한적이 녹아있는 스토리보드를 직접 가져오셨다고 하는데 저희가 잠깐 보고 얘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게 바로 로봇태권V의 스토리보드입니다. 감독님께서 전에 고심하면서 그린 캐릭터들인데요. 위에서부터 어떤 내용인지 간략하게 얘기를 해 주실까요?

◆ 김청기 / 영화감독
이것도 인기 있는 캐릭터인데 메리라고 사이버소녀예요. 얘가 하나의 자기를 모델로 한 큰 로봇과 태권V하고 대결이 벌어지는 거예요, 도시에서. 이런 게 완벽하지 않으면 그림 그리는 데 많이 해실이 되고 이 자체가 영화 화면에 한 화면을 구성을 하는 기본으로 써야 해요.

이런 게 컷마다 장면이 부실하면 연결도 안 되고 작화하는 작화량도 엄청 소비가 많죠.

[앵커]
내용도 깨알 같이 다 적어놓으셨어요.

◆ 김청기 / 영화감독
여기에 연출 라인이 다 있고 하나의 화면 설정이 되고. 하여튼 애니메이션 영화는 스토리보드가 완벽해야 돼요. 요즘 극영화도 스토리보드 해서 가죠.

[앵커]
로봇태권V가 태권도를 하다 보니까 태권 대련하는 모습까지 직접 보시고 그리셨다고 하던데요.

◆ 김청기 / 영화감독
그렇죠. 그때 내가 태권도가 몇 단인 줄 아는데 사실 그게 아니에요. 유단자들을 직접 16mm 흑백필름으로 찍어서 그 동작을 전부 분석해서 그려진 거예요.

로봇 태권V의 태권도. 훈이와 영희의 태권도 모습이 전부 그렇게 찍어서.

[앵커]
영화가 크게 성공을 하다 보니까 스타도 많이 탄생을 했습니다. 영화에서 훈이 목소리 역할을 했던 게 김영옥 선생님이시죠?

◆ 김청기 / 영화감독
지금 탤런트로 날리시는 분인데. 훈이 이야, 하면서 기합 소리 내면서 날아가면서 목소리와 얼마나 잘 매치가 됐는지.

[앵커]
감독님이 직접 캐스팅을 하신 건가요?

◆ 김청기 / 영화감독
그런 셈이죠. 늘 CF할 때도 같이 일을 해 왔기 때문에. 이분 목소리로 하면 훈이의 카랑카랑하면서도 소년의 그런 목소리를 만들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했죠.

[앵커]
목소리 하면 로봇태권V 주제가를 부른 최호섭 씨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그 주제가와 내용과 목소리가 너무나 잘 어우러졌던 것 같아요.

◆ 김청기 / 영화감독
그렇죠, 씩씩하고. 어쨌든 이 영화가 그당시 어린이를 상대로 하는 이런 영화이기 때문에 노래도 어른이 부르는 것보다 씩씩한 소년의 목소리가 매치가 더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앵커]
그당시 최호섭 씨가 몇 살 때 이 주제가를 부르셨나요?

◆ 김청기 / 영화감독
초등학교 6학년인가 그렇고. 깡통로봇 주제가를 부른 귀섭이라고 있어요. 그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죠. 아주 딱 맞아 떨어졌죠.

[앵커]
인연이 상당히 깊은 분들이시네요. 그런데 이렇게 영화도 성공을 하고 스타도 배출을 하고 로봇태권V라는 우리나라 만화 캐릭터를 창출했지만 논란도 당시에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일본만화 표절이 아니냐, 이런 논란이 크게 불거졌던 것도 사실인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시나요?

◆ 김청기 / 영화감독
객관적으로 그렇게 봤다면 어쩔 수 없는 거고. 제가 노력한 것은 뭐냐하면 정말 피해가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다는 것이지. 그런 게 많이 노출되고 또 뭐가 잘된다고 하면 은연 중에 모방심리라고 할까. 또 벤치마킹한다고 하죠. 그런데 너무 어려워. 마징가 캐릭터 너무 어려워요.

저렇게 가다가는 우리 실력으로는 그릴 수도 없고 그리고 저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형태를 늘 추종해 왔고. 그런데 이번 영화는 리미티드 애니매이션이라고 3콤마, 4콤마, 5콤마씩 다 찍어나가는데 디즈니 영화는 1초에 24장을 다 그려요.

나도 그렇게 다 그리지는 않았지만 12장 이상은 그렸죠. 1초에 12장을 그렇게 그리기는 너무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많이 생략하고 그러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고 해서 로봇태권V 캐릭터가 나왔는데. 여러 가지 얘기들이 많아요. 그런데 사실 피해가기 위해서 오히려 고심했던 생각이 나네요.

[앵커]
요즘에는 또 수묵화를 그린다고 하시는데요. 김청기 감독님이 직접 그리신 수묵화입니다. 직접 가지고 오셨는데 수묵화인데요, 감독님. 로봇태권V가 있네요.

◆ 김청기 / 영화감독
우리나라 동양화 터치로 이렇게 그려봤어요. 그래서 엉뚱산수화라고 내가 말을 하는데. 그렇잖아요. 산수화, 동양적인 풍속화 속에 태권V가 들어앉아 있다는 게 엉뚱하다는 생각이 들고. 또 재미있잖아요, 엉뚱산수화.

그건 김청기만이 가져갈 수 있는 하나의 행위가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동양적인 풍경에 태권V가 있는데 전혀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굉장히 독창적이고 감독님만의 색깔이 담겨 있는 수묵화인 것 같은데요.

◆ 김청기 / 영화감독
다 재미있다고 해요, 다행히 보는 사람들이.

[앵커]
감독님께서 수묵화도 그리시고 계속해서 창작의 욕구를 불태우고 계신데요. 앞으로 계획이라고 할까요. 어떤 게 있습니까?

◆ 김청기 / 영화감독
물론 이런 것 틈틈이 그리면서 영화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는, 참 그런 게 있어요. 그래서 주인공은 실제 인물 그리고 로봇은 3D 애니메이션을 합성해서 우리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내용으로 지금 구상하고.

RG로봇이라고. 주인공 소년과 RG로봇이 부모를 찾아서, 엄마를 찾아서 중국 대륙까지 가는 이런 여정이 있어요. 거기의 감동, 스릴, 판타지도 있어야 되겠죠. 그렇게 구상하고 있어요.

[앵커]
로봇태권V가 배트맨처럼 세대를 뛰어넘어서 오래도록 사랑받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로봇태권V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김청기 감독과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청기 / 영화감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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