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9년 만에 무대 돌아온 배우 송승환..."버티고 살아남는 삶"

2020.11.27 오전 09:07
■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송승환 / 배우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대중문화계의 산 증인이시죠. 배우 송승환 씨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지금 9년 만에 연극 더드레서로 무대에 복귀하셨습니다. 지난 18일에 공연을 시작했으니까 한 2주 가까이 진행이 됐거든요. 무대에 다시 선 소감은 어떠십니까?

[송승환]
오랜만에 무대에서 연기를 하지만 제작을 하고 기획 일을 하면서도 늘 극장에 있고 무대와 분장실을 오갔기 때문에 오랜만에 하는데도 아주 그렇게 낯설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셰익스피어 레퍼토리를 공연하는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의 이야기를 쓴 작품인데요. 바로 극단의 노 배우와 그리고 노 배우를 옆에서 보필해 주는 의상 담당자 두 사람이 리어왕 공연을 올리는 날 저녁에 일어나는 일. 그 몇 시간 동안에 일어나는 일을 무대화한 그런 작품이죠.

그 작품에 있는 1940년대 2차 대전 때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물론 전쟁은 아니지만 굉장히 흡사한 그런 장면이 많이 등장을 해요. 그때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극인들이 참 어렵게 공습경보가 울리는 가운데도 막을 올리고, 저희도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극인들이 꾸준히 연극 작품을 올리고 있거든요.

이런 점들이 굉장히 많이 흡사하죠. 저도 나이를 들어가니까 이 작품의 고통과 죽음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오는데 그런 얘기에 아무래도 관심이 가게 되고요.

마지막 부분에 내게 남은 게 아무것도 없어라는 대사가 굉장히 공허하면서도 나도 세상 떠날 때는 어떤 얘기를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 마지막 대사가 내게 남은 게 아무것도 없어라는 대사인데 저는 그 대사가 요즘 굉장히 곱씹어집니다. 공연도 종류가 굉장히 많잖아요. 그래서 일부 음악공연 같은 경우에는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죠.

그런데 연극이나 뮤지컬은 사실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제가 어느 인터뷰에서 공연, 특히 연극을 온라인으로 영상으로 보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해서 생선회를 통조림에 넣어서 파는 것 같다는 비유를 했었는데 역시 현장성이라든가 생동감이라든가 배우의 땀방울, 배우가 대사할 때 표정, 이런 것들을 라이브로 보는 것과 영상으로 보는 것은 너무 차이가 크거든요.

그래서 일부는 영상으로 대체가 가능하겠지만 그러나 사실 모든 것이 다 대체가 가능한 것은 아니죠. 여행도 마찬가지죠. 아무리 좋은 영상으로 해외영항을 본다한들 직접 그 나라에 여행 가서 느끼는 그 공기와 체취까지 느낄 수는 없는 거잖아요.

역시 공연도 한계가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고 다시 생생한 무대를 관객 여러분들이 체험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작년 말부터 나빠지던 게 멈췄어요.

그렇게 멈추고 나서 어느 날 아침 일어나서 창 밖으로 파란 하늘을 보는데 저도 모르게 입에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소리가 나오더라고요.

제가 그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고맙고. 또 이번에 연극을 하면서도 상대 배우의 얼굴이 안 보이지만 그래도 들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같은 감정의 교류를 하면서 연기를 할 수 있거든요. 들을 수 있다는 게 또 고맙고요. 그래서 아마 제가 고맙고 감사한 일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저는 아역배우로 시작해서 이제 노역배우로 끝을 내야 될 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고요.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서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제가 잘할 수 있고 제가 좋아하는 일 한두 가지에 몰입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일 중에 제가 가장 자존감을 느낄 수 있고 또 몰입할 수 있는 일이 연기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연기 활동을 좀 많이 할 생각입니다.

[앵커]
요즘 코로나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서 시청자 여러분이 굉장히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도 많이 힘들어 하시거든요. 시청자 여러분께 희망이 되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주신다면요?

[송승환]
제가 워낙 긍정적인 사람이라서 코로나는 유행병이잖아요. 유행은 언제인가는 끝나기 마련이고요. 또 이제 좀 끝이 보인다고 생각해요. 백신 얘기도 나오고 있고 치료제 얘기도 나오고 있고요.

잘 버티고 살아 남는 것. 이제 끝이 보이니까 조금만 더 참으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희 공연 대사 중에서도 버티고 살아남자는 말이 많이 나오거든요. 여러분도 잘 버티고 살아남으시기를 바랍니다.

[앵커]
버티고 살아남는다,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배우 송승환 씨 만나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송승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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