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축구대표팀이 브라질과의 평가전을 끝으로 유럽파 선수들이 포함된 올해 A매치를 마쳤습니다.
레바논 같은 약팀엔 밀집 수비에 고전하고, 브라질 같은 강팀엔 실력 차가 커 보였는데요.
상대 팀에 따른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브라질전에서 나온 실점 장면엔 공통점이 있습니다.
프리킥 골을 제외한 필드골 2개 모두 왼쪽 측면이 쉽게 뚫린 게 화근이 됐습니다.
실제 경기 데이터에 나타난 공격 방향을 봐도 브라질은 왼쪽을 집중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측면 공격수가 중앙으로 이동하며 생긴 공간을 풀백이 전진해 활용하는 비대칭 전술입니다.
동시에 두 명을 막아야 하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 김문환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입니다.
측면 공격수 황희찬의 지원을 비롯한 협력 수비가 필요했지만, 대표팀의 대응 전술은 비슷했습니다.
상대에 따른 전술의 유연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파울루 벤투 / 축구대표팀 감독 : 수비에서 몇 번의 실수를 했습니다. 그로 인해 큰 대가를 치렀습니다.]
원정에서 3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공격력도 아쉽습니다.
브라질전은 골 결정력이 아쉬웠고, 레바논과 북한 등 한 수 아래 팀들을 상대로는 밀집 수비를 뚫지 못했습니다.
특히, 브라질전을 제외하면 상대 수비진이 뒤로 잔뜩 내려앉은 상황에서 후방부터 차곡차곡 공격을 전개하는 '빌드업 축구'에 집착했어야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손흥민 / 축구대표팀 공격수 : 원정 경기에서 항상 고전하는 부분은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런 부분들도 저도 마찬가지고 많이 개선돼야 할 거 같고요.]
취임 때부터 빌드업 축구를 추구한 벤투 감독은 귀국길에서 자신의 소신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파울루 벤투 / 축구대표팀 감독 :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빌드업 축구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계속해 나가고 있고, 더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어떤 팀을 만나든 우리만의 스타일을 유지하겠다는 벤투 감독의 굳건한 철학은 다음 달 유럽파 선수들을 제외한 채 동아시안컵에서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릅니다.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