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 한국이 금메달, 대만이 은메달을 획득하자 한국 트위터 트렌드(실시간 사용자가 가장 많이 언급하는 단어 순위)에는 '대만 선수들'이 순위에 올랐다. 은메달을 딴 대만 대표팀은 한국 대표팀의 오진혁, 김우진, 김제덕과 마지막 라운드까지 접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대만 선수들'이 오르자 한 대만 누리꾼은 "한국 트위터에서 '대만 선수들'이 실시간 트렌드"라며 "모두가 우리를 대만이라고 부르는데 언제쯤 스스로 대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라는 글을 올렸고 이 글은 한국 누리꾼 사이에도 전해지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만 누리꾼들은 "대만이라고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너무나도 인정받고 싶은 이름"이라면서 한국의 반응을 공유하기도 했다.
한국인들이 '대만'으로 불러줘서 고맙다는 반응이 나오는 배경에는 국호인 '중화민국'이나 '타이완'으로 출전할 수 없어 '차이니스 타이베이'로 출전하는 사연이 있다. 대만은 1981년 이후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대회와 각종 국제기구에 참여할 때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이름을 쓴다.
대만이 중화민국이나 타이완 대신 차이니스 타이베이로 출전하는 이유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앞세우는 중국의 반대 때문. 중국은 1949년 국공내전이 끝난 후 대만을 지배한 적이 없으면서도 대만을 수복해야 할 영토로 간주하고 다른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입김이 닿은 국제대회의 규칙 때문에 대만인들은 관중석에서 응원할 때에도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대신 오륜기가 들어간 차이니스 타이베이 올림픽위원회기를 들어야 한다. 메달을 따도 국기 대신 올림픽위원회기가 게양된다. 물론 대만 국가도 연주되지 않는다.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 '차이니스 타이베이'를 쓰지만, 대만 국민 대다수는 이를 굴욕적인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국제 대회에 '타이완'으로 인정받기를 바란다. 반면 중국은 '타이완'이나 '중화민국'이라는 이름이 국제 대회에 보이면 화를 내고 항의한다.
앞서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104번째로 들어온 대만 선수단은 입장 당시 영어로 '차이니스 타이베이'라고 음성 안내가 됐지만, 장내 일본 NHK 방송 앵커는 '타이완'으로 소개해 중국인들의 분노를 샀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올림픽은 성스러운 무대인 만큼 더러운 속임수를 제거해야 한다"는 사설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한국 누리꾼들에게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대만 선수들의 개회식 입장 장면에 올림픽위원회기 대신 청천백일만지홍기를 합성한 사진을 올리며 '대만'이라는 이름으로 다음 올림픽에 출전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글들이 인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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