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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감수하고 시상대서 'X자 시위'..."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2021.08.02 오후 09:19
[앵커]
올림픽에선 어떠한 정치적 표현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흑인 선수가 도쿄 시상대에서 정치적 표현을 해 징계 위기에 몰렸습니다.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의 레이븐 손더스는 여자 투포환에서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시상대에서 더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30초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사진 촬영 시간.

선더스는 두 손을 들어 올려 X자를 표시했습니다.

흑인이자 여성, 그리고 동성애자인 손더스는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동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기 뒤 개인 SNS에는 흑인이나 성 소수자,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메달을 바친다는 소감도 밝혔습니다.

손더스의 동작에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는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정치적 표현을 금지한 IOC 헌장 50조에 어긋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마크 애덤스 / IOC 대변인 : 당연히 해당 사안을 조사한 뒤 다음 절차를 고려할 예정입니다. 다음 절차가 무엇인지 예단하지 않겠습니다.]

도쿄올림픽 시상식에서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한 건 손더스가 처음입니다.

최근 정치적 표현에 대한 IOC 규정이 완화됐지만, 시상대의 경우 기존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최악의 경우 메달을 박탈당하거나 향후 국제대회 출전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마크 애덤스 / IOC 대변인 : 선수들에겐 표현의 자유가 있습니다. (다만) 기자회견이나 소셜 미디어,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만 표현의 자유가 가능합니다.]

논란이 계속되자 손더스는 SNS를 통해 "메달을 박탈해 가라"며 "넘을 수 없을지라도 경계를 뛰어넘으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올림픽에서 X자 표시로 인한 징계 논의는 5년 전 리우에서도 있었습니다.

에티오피아 마라톤 선수가 에티오피아 정부의 반정부 시위 진압에 항의하는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그때도 정치적 표현을 이유로 IOC의 징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전 세계적인 지지 움직임에 징계 없이 마무리됐고 해당 선수는 미국으로 망명했습니다.

YTN 김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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