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중간고사 기간에 투신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학생은 다행히 많이 다치지 않았지만, 학교는 교내방송을 통해 "정신 장애를 앓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이문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28일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 한 명이 투신했습니다.
3층 높이에서 떨어졌는데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중간고사 기간, 자습시간에 벌어진 일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투신 장면을 목격했지만 학교 측은 예정에 맞춰 시험을 진행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사건 뒤 학교에서 전교생에게 내보낸 방송 내용입니다.
학교에서, 투신한 학생이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으며 관심을 받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2번에 걸쳐 교내방송을 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학교 측은 다른 학생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대응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학교 관계자]
"본 학생도 있고 구급차도 있고 하니까 트라우마가 생길 것 아니에요? 학교가 안정을 취하려면 방송을 할 수밖에 없잖아요, 상황이."
하지만 재학생들은, 사실 여부를 떠나 방송을 듣기가 거북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재학생]
"(정신)장애를 가졌는지 확실치도 않고, 또 그 친구가 아니라고 치면 선생님이 학교 다니기 되게 어려운 학생을 하나 만든 거잖아요. 그래서'매장' 이라고, 다..."
대전시교육청은 시험을 보던 학생이 학교에서 투신을 해도, 부적절한 교내 방송으로 민원이 제기돼도 조사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인터뷰:대전시교육청 관계자]
"학생이 많이 다쳤다든가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든가 좀 더 문제가 있다면 나가 보는데요..."
이른바 '급식 막말' 사건으로 최근 학교 인권문제가 조명을 받았지만 감독기관의 무감각 속에 교육현장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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