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걸상에서 똥장군까지...한국문화발전소 '비움 박물관'

2020.11.07 오전 05:35
[앵커]
비움으로 채워지고 채움으로 비워지는 깊고도 넓은 배움터가 있습니다.

한국인의 말씨와 솜씨, 마음씨를 숨결처럼 느껴볼 수 있는 박물관인데요.

삶의 감동을 진하게 전해주는 문화발전소를 김범환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옛 광주 읍성의 동문이 있던 곳에 세워진 민속 박물관입니다.

서민들이 고봉으로 밥을 담아 먹었던 큼지막한 밥사발이 즐비합니다.

개다리소반과 두레상, 빌어먹는 걸신에게 바쳤던 걸상까지 다양한 상도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영화 / 비움 박물관장 : 사라져 가는 것을 보면서 느끼고 이 박물관까지 개관해서 보니까 정말 우리 민속품처럼 이렇게 아름다운 문화는 없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밥이 변이 되고 변이 다시 논밭에 뿌려져 먹거리를 만들었던 순환농법 시대.

판자를 올려놓고 볼일을 보던 뒷간 항아리는 곳간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발로 만든 지게에 합수를 퍼 날랐던 똥장군은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였습니다.

[양해일 / 관람객 : 제 할머니가 막걸리 거를 때 쓰셨던 것이랑 다 보니까 너무나 반갑고 새롭습니다. 이런 게 있어서 볼 수 있고 또 한 번 만져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어서 정말로 감성 충만할 수 되는 장소인 것 같습니다.]

꽃상여에 쓰인 닭 장식은 어둠 속에서 잠자는 망자를 깨워 더 좋은 다음 세상으로 가는 길로 이끌었습니다.

뒤주는 눈을 뜨고 자는 물고기 자물쇠가 지켰고, 신혼부부는 아이를 7명 낳으라고 아홉 마리 봉황이 새겨진 구봉침을 벴습니다.

[이영화 / 비움 박물관장 :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유럽이나 선진국을 봤는데, 우리 자존감을 한 번 세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우리 박물관을 오신 분들이 우리 모든 의식주에 스며들었던 아름다움이 가히 세계적이 될 것이라는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이영화 관장이 50여 년 전 시집가자마자 버리기 아까운 것부터 모은 갖가지 민속품은 수만 점.

시대상을 일갈하는 자작시도 전시되고 있는 민속 박물관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옛것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울림터가 되고 있습니다.

YTN 김범환[kimb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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