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주도가 한라산 정상에 오른 탐방객들에게 무인발급기를 통해 등정 인증서를 발급해주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사진의 위치정보 등을 이용해 이를 확인하고 인증서를 발급하는 시스템인데요.
취재진이 확인해봤더니 엉터리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보도에 KCTV 제주방송 허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한라산 국립공원 성판악 탐방 안내소입니다.
등산을 마친 탐방객들이 하나둘 내려와 탐방로 입구에 마련된 정상 인증서 발급 무인 단말기로 향합니다.
최근 각종 인증샷이 일반화되면서 지난해 인증서 발급 건수는 성판악과 관음사에서 10만 건이 넘었습니다.
올 들어서는 벌써 7만5천 건의 인증서가 무인발급기와 수기작성을 통해 발급됐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의 홍보와는 달리 한라산을 오르지 않아도 인증서가 발급되고 있습니다.
저는 방금 이곳 한라산 성판악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아직 한라산 정상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정상 등정 인증서를 한번 발급해 보겠습니다.
휴대폰으로 한라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의 인증서 발급 페이지에 들어가니 한라산 정상의 위치정보, GPS가 포함된 당일 촬영한 사진을 첨부해야 한다는 주의사항이 쓰여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바닷가에서 촬영한 사진을 첨부했더니 곧바로 인증이 완료됩니다.
결제 등의 남은 과정을 거쳐 키오스크에 인증번호를 입력하자 인증서가 출력됩니다.
저는 차를 타고 이곳으로 와 한라산에 오르지 않았지만 정상에 등반했다는 인증서를 받았습니다.
한라산과 연관없는 사진을 첨부해도 천원의 발급비용만 지불하면 정상에 올랐다는 인증서가 발급되고 있는 겁니다.
이 같은 내용을 접한 탐방객들은 허탈함과 함께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김관수 / 제주시 일도2동 : 평생 살면서 처음 한라산 등정해 봤는데 참 기분 좋습니다. 이 인증서 받으니까 더더욱 기분 좋고요. (아무 사진이나 인증된다고 하니) 실망스럽죠. 그러면 안 되지. 그건 공정과 상식에 위배되는 것이기 때문에 안 되지.]
제주도 관계자에 따르면 탐방객들이 사진 촬영 시 위치정보가 제대로 포함되지 않는 문제 등으로 각종 민원이 이어지자 인증서 발급기의 관련 기능을 해제한 상태입니다.
이르면 다음 주쯤 관련 기능을 복구하고 조만간 새로운 발급기로 교체해 탐방객들의 편리한 이용과 함께 정확한 인증서 발급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CTV 제주방송 허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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