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충청남도 태권도대회에 출전했던 한 중학교 팀이 6개월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고, 코치에게는 1년 자격 정지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중징계를 내린 사유가 '관중석에서 학부모로 추정되는 인물이 심판을 비하하는 소리를 질렀다'는 거였습니다.
학부모들뿐 아니라 도 체육회까지 문제를 제기했지만, 태권도협회는 징계 결정을 취소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보는 Y, 양동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4일 충청남도 교육감기 태권도 대회.
대회 관계자가 마이크를 잡고 징계 결과를 발표합니다.
"000 지도자에게 자격 정지 1년과 천안 000 학교 팀에게 6개월 출장 정지하고…."
특정 중학교 선수단과 코치를 향한 중징계 결정.
학부모로 추정되는 인물이 관중석에서 심판 비하 발언을 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충남태권도협회 임원은 단상에 올라와 심판들에게 미안하다며 절까지 했습니다.
"저런 게 심판이냐는 개 같은 취급을 받게 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징계 대상으로 거론된 선수단 부모들은 어처구니없어하고 있습니다.
응원 중에 혼잣말을 조금 크게 한 것뿐이었다며 문제가 된 경기 장면을 촬영한 화면도 공개했습니다.
"심판이 해줘야지. 너무한 거 아냐? 주심 뭐 하는 거야. 주심 뭐하러 있는 거예요."
오히려 학부모들은 징계를 발표하면서 학교와 선수 이름까지 스피커를 통해 방송하면서 뒤이은 경기에서 자녀들이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A 씨 / 학부모 : 심판진분들과 관계자분들이 나오셔서 저희 아이의 이름을 거론하시고…. 저희 아이는 뒤에서 펑펑 울고 있었고 나머지 경기를 뛰어야 하는 아이들도 추운 데서 덜덜 떨면서….]
확인 결과, 이번 징계는 규정에 없는 조치였습니다.
스포츠공정위원회 징계기준에 따르면, 학부모 소란을 이유로 선수와 코치를 징계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상급 기관인 충남도체육회도, 현장에서 징계기준을 잘못 해석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징계 결정은 취소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일부 태권도 지도자들은 해당 학교 코치에 대한 반감 때문에 징계 사건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실제로 징계를 내린 충남태권도협회 임원이 부대표로 있는 인터넷 신문사는 관련 기사에 코치를 비난하는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충남 지역 태권도 지도자 : 협회 임원과 중학교 코치와 개인적인 감정으로 인해 이런 말도 안 되는 징계가 내려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문제로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협회 관계자는 YTN과의 통화에서 '아직 징계가 확정되지 않아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듣기 위해 문의 뒤 사무실을 찾아갔지만 아무도 없었고, 전화 연락도 닿지 않았습니다.
징계가 확정되려면 이곳 충남태권도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학부모들은 말도 안 되는 징계가 철회되지 않으면 2주 뒤에 열릴 전국체전 선발전에 자녀들이 나갈 수 없게 된다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습니다.
[B 씨 / 학부모 : 엄마, 우리 충남 소년체전 뛸 수는 있어? 갈 수는 있는 거야? 나 대표 못 되는 거야? 아이들이 그런 걱정이 굉장히 커요.]
YTN 양동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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