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시에 살면서 시골을 오가며 농사짓던 60대 도시농부가 저수지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족은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부실한 안전 난간 탓에 벌어진 예견된 인재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제보는 Y, 김민성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중순, 전북 김제시 백산저수지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경찰 통제선이 휘감긴 이 안전 난간.
추락을 막는 시설인데, 위아래 할 것 없이 군데군데 떨어져 나간 상태입니다.
난간 너머 배수로에서 3월 15일 오후에 한 60대 남성의 시신이 나와 이곳은 사건 현장이 됐습니다.
숨진 남성은 휴일에 한 번씩 와서 인근에 농사를 지었습니다.
실종 당일에도 차를 몰고 근처에 왔다가 이후 이 배수로 아래에서 발견됐습니다.
유가족들은 자살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숨진 남성이 외출 전 차에 농기구를 가득 옮겨 실었던 데다 반려견과도 함께였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유에서 몸을 기댔다가 난간이 힘없이 부서지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백승진 / 유가족 : 포털사이트로 확인해보니 2019년부터 관리가 안 돼 있었습니다. ('거리 뷰'로 보신 거죠?) 네, 이미 위에 상단이 두 군데가 살이 다 나가 있었죠.]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일부가 파손돼 있던 안전 난간.
시신 주변에서도 떨어져 나간 난간 대 몇 개가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이에 유가족들은 사건 현장 주변을 낱낱이 검사했습니다.
저수지 시설과 용품이 제때 관리 안 된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곳곳에 있었다고 합니다.
아주 그냥 여기가 다 떨어져 나갔네, 이게. (누구 빠졌을 때 이 구명조끼 쓸 수 있을 것 같아?)
책임 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는 "사고 전 남아있던 난간의 높이가 1m가 넘었기 때문에 안전에 문제가 없었다"며 "관리도 주기적으로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온 후에 이번 사망에 대한 입장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이 받은 부검 결과는 추락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이었습니다.
남성의 턱과 목, 가슴뼈 등이 골절돼 있었고, 익사한 흔적은 없었습니다.
술을 마시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사고 난간이 당시 어느 정도 힘까지 버틸 수 있었는지, 시설물 관리부실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습니다.
농어촌공사는 "경찰이 현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파손됐다"는 이유로 사고 후에야 문제의 난간을 튼튼한 거로 완전히 교체했습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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