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지만, 이런 정책 방향에 역행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재건축·재개발 현장인데, 이주비 대출 제한 등 각종 규제로 정비사업이 사실상 멈춰 서면서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형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에 있는 재건축 아파트단지입니다.
지난달부터 이주를 시작했는데, 강화된 이주비 대출 규제로 큰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과 10월, 정부가 잇따라 발표한 규제로 1주택자는 LTV 40%에 한도 6억 원, 다주택자는 LTV 0%로 대출이 아예 막혔기 때문입니다.
발만 동동 굴러야 했는데, 이주 직전에서야 2주택자에는 집 하나를 처분한다는 조건으로 대출을 내줬습니다.
[조합원 A 씨 : 10·15 대책 나올 때처럼 (대출이) 갑자기 안 나온다, 다주택자한테 안 나온다고 했으면 애초 (재건축에) 동의를 안 했을 겁니다. 이주비 대출이 나와도 이 동네에서는 집 구하기가 쉽지가 않은데, (2주택 이상은) 이주비 대출이 아예 안 나온다는 식으로 발표를 했기 때문에….]
조합원 중 일부 3주택자는 여전히 구제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런 상황이 사업 전체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해당 재건축 아파트 조합장 : 현재 부동산 정책이 다주택자를 제약하면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많이 지연시키고 있어요. 적게는 몇 개월에서 어떤 곳은 1년 이상 지연되는데, 사업이 이렇게 지연되면 지연되는 만큼의 이자 부담, 여러 가지 부분들이 다 조합원한테 돌아가요.]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각종 대출 규제와 함께 주택 공급을 서두르겠다고 했지만, 역설적이게도 가장 빨리 공급할 수 있는 정비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실제로 올해 이주를 앞둔 재건축·재개발 현장 43곳 가운데 90%가 넘는 39곳, 3만1천 가구가 이주비 대출 규제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진석 / 서울시 주택실장 (지난달 27일) : 특히 이주비 부분은 지금 당장 발등에 불이랄까요. 상당히 절박한 것 같습니다. 39개소가 올해 이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오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으로 31만 가구를 착공할 수 있다며, 이 가운데 순증 물량만 8만 7,000가구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부가 서울에 있는 유휴부지를 활용해 새로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3만2천 가구의 2.7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오세훈 / 서울시장 (지난 4일) : 숫자를 비교해보세요. 어느 게 더 신축 주택 순증 물량이 더 많은 겁니까? 주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거냐,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정부에 촉구합니다.]
이에 이주비 대출은 단순한 가계대출이 아닌, 필수적인 '사업비용'으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정부가 최대한 빨리 관련 규제를 완화해 주택 공급을 서둘러달라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YTN 이형원입니다.
영상기자 : 임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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