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울산의 한 주택에서 30대 아빠와 미성년 자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교육 당국과 지자체가 가족의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지원에 나섰지만, 끝내 이들의 죽음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오태인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 통제선이 쳐진 한 빌라.
18일 오후, 이 집에서 30대 남성 A 씨와 4명의 미성년 자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째 아이가 사흘째 등교하지 않자 학교에서 신고했고, 경찰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확인했습니다.
5명은 모두 같은 방에 숨져있습니다.
[동네 주민 : (어린이집에서) 아빠가 많이 데리고 들어가고 하더라고요. 요 며칠은 못 봤는데 그런 정황은 전혀 못 느꼈어.]
비극 전조는 이달 초부터 있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 아이가 나흘간 등교하지 않자 학교 측이 가정 방문을 했고, 그 과정에서 A 씨가 홀로 네 아이를 힘겹게 키우고 있는 실정이 파악된 겁니다.
당시 교육 당국은 방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찰과 지자체에 조사를 의뢰했지만, 직접적인 학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일주일간 학교에 나오던 아이는 지난 16일부터 다시 결석했고, 그사이 비극이 일어난 겁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 : 장기 무단결석 학생에 대한 관리 대응 매뉴얼이라는 게 있거든요. 3일 이상 장기 무단결석할 경우에는 경찰에 신고하게 돼 있습니다.]
조사 결과, A 씨는 지난해 말부터 아내와 별거하며 극심한 생활고와 육아 부담에 시달려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자체는 한부모 가정 지원금과 아동 수당, 긴급 생계비 등을 지원했고,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권유했지만 A 씨가 이를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울산 울주군 관계자 : 한 부모 급여로 월 100만 원 그다음에 아동수당 매월 40만 원씩 나오고 있습니다. 작년에 저희가 긴급지원으로 750~800만 원 정도 나갔어요.]
전문가들은 양육이 힘들면 국가나 지자체가 제공하는 다양한 복지 정책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아이를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모의 잘못된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공 혜 정 /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그런 (복지) 시스템이 있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자기가 아이들은 그냥 내가 데리고 간다, 소유물로 생각을 했는지 그 두 가지가 다 의심스럽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자필 유서가 발견됐다며 유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예정입니다.
YTN 오태인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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