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진욱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18일 공개된 넷플릭스(Netflix)의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 내재한 욕망이 인간을 괴물로 만드는 흥미로운 설정과 서스펜스 넘치는 스토리로 누적 조회 수 12억 뷰를 달성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스크린에 옮겼다.
이진욱은 험악한 인상과 말투로 그린홈 주민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미스터리한 과거의 편상욱으로 변신, 독보적인 아우라를 발산한다. 그간 로맨스물에서 강점을 보였던 이진욱은 이번 작품에서 살벌한 분장과 잔인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완전히 새로운 색깔을 드러냈다.
내 곁의 누가, 언제 괴물이 될지 알 수 없는 극한의 공포. 그 속에서 편상욱은 이미 사람들에게 괴물 같은 공포심을 주는 존재다. 그랬던 그가 그린홈 사람들 속에서 점차 인간성을 되찾아가는 과정은, 크리처물이면서도 인간 내면에 집중한 '스위트홈'에 있어서 중요한 스토리 라인이다.
배우로서 여전히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이진욱. '스위트홈'을 통해 파격 변신을 감행한 이유와 그 과정, 도전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진욱인 것을 몰라봤으면 좋겠다"라고 했는데, 연기 변신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지?
배우로서 어느 시점이 지나면서 변신에 대한 갈증이 극에 달할 때가 온다. 변검처럼 바꿔 쓸 수 없고 원래 내가 가진 캐릭터에 덧입히는 거니까 절대 쉽진 않다. 내가 한다고 해도, 대중이 받아들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그리고 그런 작품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 이번에 정말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변신에 대한 갈증은 항상 끊이지 않는 거 같다.
-이번에 보여준 변신에 대해서는 만족스러운지?
평생 배우 활동을 하면서 만족이라는 답을 입에 올릴 날이 올지 모르겠다. 대부분 배우가 자기 연기에 만족하지 못한다. 이번 작품은 굉장한 도전이었다. 그만큼 좋은 평가에 감사하고 뿌듯하다. 하지만 만족은 못 할 거 같다. '좀 더 해 볼걸' 하고 매번 아쉬움이 남는다.
-이진욱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 편상욱 캐릭터, 어떻게 준비했는지?
이진욱 하면 쉽게 떠오르지 않는 캐릭터인데,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 감독님이 좋게 보신 거 같다. 저도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다. 외적인 변화가 필요해서 분장과 의상 등에 도움을 받았다. 촬영마다 화상 분장을 하고 지우고 반복했다. 외적인 부분은 팀하고 많이 상의했고, 내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면서 연기했다.
-편상욱을 연기할 때 가장 중시한 것은?
기존에 저에게서 보지 못한 상상하지 못한, 쳐다보면 불쾌하고 피하고 싶고 관계 맺고 싶지 않은 인상을 주고 싶었다.
-원작과는 또 다른 설정들이 가미됐는데?
원작 캐릭터와 달랐던 부분은 드라마화되면서 좀 더 극적인 캐릭터로 변했기 때문인 거 같다. 원작보다 깊이 있는 서사를 가진 인물로 변화된 거 같아서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원작 캐릭터와 싱크로율보다는, 새롭게 이야기가 추가된 편상욱이 시리즈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전체적인 조화를 봐주시면 좋을 거 같다.
-편상욱은 괴물의 등장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인데, 어떻게 캐릭터를 분석했는지?
상욱이 과거 방화 사건의 범인을 찾아가 죽인 이후 변화를 겪었다. 더는 인간의 범주에 들지 않는, 인간이길 포기한, 괴물같이 살기 시작한 거 같다. 그러면서 외부와의 접촉이나 인간과의 교감을 일절 하지 않고 살아왔을 거다. 또한 화상은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러운 고통 중 하나인데, 그런 것을 겪으면서 무뎌졌달까. 당장 죽어도 삶에 대한 미련이 없는 인물이다. 인간에게 가장 큰 공포는 죽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을 초월한 인물이기에 외부의 자극에 대응하지 않는 인물이 아닐까. 만약 무감각해 보였다면, 감독님과 제가 성공한 것 같다.(웃음)
-대사나 표정이 적은 인물이라 연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대사나 표정이 없어도 전달해야 하는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일정 부분은 어려움이 있다. 감정 표현도 없이 그 장면의 느낌을 전달해야 하니까, 표정 행동이 아닌 마음으로 전하는 부분에 있어 고민을 많이 했다.
-로맨스에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장르물에서 자주 보는 거 같다. 작품 선택 기준에 변화가 있을까?
미리 좀 준비하고 싶었다고 할까? 이제 성인 남성 연기자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그런 것을 해보고 싶었다. 나이도 들어가고, 물론 나이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하하. 기준이 바뀌었다기보다 자연스러운 수순이 아니었나싶다. . 어떤 작품을 하면 비슷한 장르의 작품이 또 들어온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유독 용기 내서 도전해 본 작품이었다. 로맨스를 안 할 생각은 아니다. 자신 있고 잘 할 수 있다.
-몸이 무기였는데, 날 것 같은 액션을 소화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
특별히 기술이 있거나 초능력자도 아니고, 그저 몸뚱아리 하나로 부딪히는 캐릭터다. 다만 고통이나 죽음 두려워하지 않는, 그저 '너를 죽이고 그다음에 내가 죽는다'라는 정신으로 악과 마주하는 인물이다. 그 때문에 액션도 투박하고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을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이 몸을 써야 하는 장면은 있었지만, 전문가 대역도 있었고 안전하게 촬영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지하에 현수를 구하러 가는 장면에서 공간이 좁다 보니 액션을 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망치를 짧게 잡고 스피디하게 타격하는 연습을 했다.
-상욱과 유리(고윤정) 사이에 묘한 기류가 있었는데, 두 사람의 관계성을 어떻게 해석하고 풀어냈는지?
둘의 감정선은 멜로라기보다는 위로와 치유로 생각했다. 상욱이라는 인물이 느끼지 못한 감정을 일깨워 주는 것이 유리였다고 생각한다. 제삼자인 시청자는 멜로로 볼 수 있지만, 오히려 상욱이 스스로는 알지 못하는 감정이 아닐까. 인간에게 그런 종류의 따뜻함을 느껴보지 못했던 상욱이 여러 가지 사건을 통해 타인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셔터 신. 상욱이 누군가를 위해서 행동하는 친구는 아니었다. 바깥에 버려진 사람들의 시신을 회수하러 가는 장면이었는데, 그 신을 연기할 때 배우로서 기분이 좋았다. 인간으로 태어나 괴물로 살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인간성을 드러내는 장면이지 않았나. 본인도 아무리 악인을 처벌했다고 해도 인간으로서 환영받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셔터를 내리는 것은 스스로에 내린 사형선고가 아니었을까. 그런데 인간성을 회복한 상욱을 받아들이고, 인간으로 다시 살 수 있게 안아줬다.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신이었다.
-엔딩에서 상욱의 반전이 다음 시즌을 궁금하게 하는데, 시즌2에 대한 기대감?
시즌2를 연기하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있다. 각자 매력 있는 등장인물인데 10부작 안에 다 표현되지 못한 게 있다. 시즌이 계속되면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저 역시 보여드릴 게 아직 많아서 기대하고 있다. 끝까지 살아남아서 시리즈와 함께하고 싶다.
-극 중 실제 이진욱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는?
극단적인 캐릭터가 많아서 선뜻 생각나지 않지만, 굳이 꼽자면 은혁이를 닮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는 현수 같은 초능력이 있으면 좋을 거 같다. 현수 같은 초능력으로 은혁이처럼 행동할 거 같다. (웃음)
-'스위트홈'을 연기하면서 느낀 것은?
역시 사람은 사람과 함께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괴물의 모습이라고 괴물이 아니며, 인간의 모습이라고 인간이 아니다. 상욱을 비롯한 인물들은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에 관한 이야기 같다. 인간은 인간다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고 생각했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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