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의 큰 별이 졌다. '국민배우' 안성기가 오늘(5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에 따르면, 안성기는 이날 오전 9시 별세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심정지 상태로 순천향대학교병원으로 후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며,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입원 엿새 만에 세상을 떠났다.
앞서 안성기는 혈액암으로 투병해왔다. 그는 지난 2022년 배창호 감독의 40주년 기념 특별전 개막식에 다소 부은 얼굴로 가발을 쓰고 참석해 우려를 샀고, 그가 1년째 혈액암 투병 중이며 호전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같은 해 열린 제58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안성기는 영상을 통해 "건강이 아주 좋아지고 있다. 또 새로운 영화로 여러분들을 만나겠다"라며 활동 복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배우로 복귀하겠다는 약속은 끝내 지키지 못했다.
안성기는 1957년 아역 배우로 데뷔했다. 연기를 처음 접하게 한 이는 부친이었는데, 영화배우를 꿈꾼 아버지는 친구인 김기영 감독의 작품에 아역이 필요하다는 부탁에 아들을 데려갔고, 그렇게 배우 안성기가 시작됐다.
안성기는 김기영 감독의 '10대의 반항'(1959)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영화제 소년특별연기상을 받는 등 활약했지만, 1968년까지 활동한 후 10년간 연기를 중단했다. 이후 이장호 감독의 '바람불어 좋은 날'(1980)을 통해 영화계에 돌아왔다.
'바람불어 좋은 날'은 상경한 세 청춘의 암울한 현실과 끝모를 방황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로, 안성기는 극 중 도시 빈민층 청년 덕배를 맡아 여전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대종상 신인상을 받았으며, 충무로 대표 스타로 올라섰다.
배우 박중훈과 충무로 콤비로도 활약했다. 영화 '칠수와 만수'(1988)로 인연을 맺은 이후 형사물 '투캅스' 시리즈와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8), '라디오 스타'(2006) 등 많은 작품에 함께 출연해 큰 성공을 거뒀다.
안성기는 어떤 역할을 맡든 부드러운 인간미로 관객들에게 따뜻함을 선사했다. '라디오스타'가 대표적이다. 그는 한때 최고 가수였던 최곤의 매니저 박민수 역을 맡아 때론 친근하고, 때론 엄한 인물의 면모를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받았다.
천만 영화의 시작도 함께 했다. 안성기는 강우성 감독의 영화 '실미도'(2003)에서 최재현 준위를 연기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날 쏘고 가라"라는 대사가 패러디되며 유행어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한국영화 최초의 1,000만 영화였다.
안성기는 68년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영화 140여 편에 출연하며 관객과 만나왔다. 스크린에서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카리스마 있게, 끊임없이 변주를 주며 관객들을 만났던 그를 관객들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사진 출처 = 한국영상자료원 K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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