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의 순간보다 더 많은 이야기는 그 이후에 있었다.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 2'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최강록은 화려한 결과보다도, 다시 요리 앞에 서게 된 이유와 그 과정에서 마주한 내면의 변화를 차분히 되짚었다.
깨두부 한 그릇에 담긴 시간과 기억, 프레임에 대한 고백, 경연이라는 무대가 남긴 책임감과 도파민, 그리고 노년의 꿈까지. 최강록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승부의 기술보다 요리사로 살아온 태도와 시간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
우승 소감을 묻자, 최강록은 “또 한 10년 정도 힘내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이자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며 결과보다 앞으로의 시간을 먼저 떠올렸다.
가족의 반응을 묻자 의외의 웃음을 자아냈다. “딸아이는 같이 방송을 보며 툭 치더군요. 그게 끝입니다. 아내에게는 자꾸 외박을 하게 돼 가정에 금이 갈까 봐 중간에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초반에 숨기는 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결승전 메뉴로 손이 많이 가고 체력을 요하는 깨두부를 택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그 음식은, 중년에 접어든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요리사가 만드는 음식에는 각기 의미가 담기는데, 저에게 깨두부는 '게을러지지 말자'는 의미입니다. 나이가 들면 팔이 아프고 힘들어 잘 안 하게 되는데, 가끔 '내가 예전에 이걸 참 잘 만들었지' 하며 자기 점검 차원에서 만듭니다. 예전에는 거뜬히 만들었지만, 점점 나이를 먹어가며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고, 이 음식을 통해 심사를 받고 싶었습니다.”
마지막 요리가 ‘조림’이 아니었던 것이 의외였을 정도로, 그는 ‘조림의 장인’으로 통한다. 그에게 조림은 요리에 대한 철학과 맞닿아 있다.
“요리는 '시간과 귀찮음이 만들어 낸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림은 정적인 일본 요리의 특성과 맞물려 이 정의에 가장 부합하는 조리법이라 많이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중식의 다이내믹한 모습이 부럽기도 하지만 속마음은 그렇습니다.”
‘히든 백수저’로 깜짝 등장했을 당시 쏟아진 기대는 큰 부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흑백요리사 2'는 잡아야 할 이유가 선명한 '기회'였다.
“주변에 출연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미 나왔던 사람이 다시 출연한 것에 대한 책임감이 컸습니다. 살면서 이런 큰 무대에 설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기회가 있다면 잡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도 항상 나가 보라고 권하는데, 대본이 있다고 의심하는 친구들에게 '직접 나가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해 줍니다.”
최강록의 요리를 맛보고 싶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현재는 운영 중인 가게가 없는 상황. 이에 대해 그는 “당장은 아니고 노년의 계획으로 조그마한 식당을 하나 여는 것이 꿈입니다. 상금은 국숫집 만들 때 보탤 계획입니다”라고 밝혔다.
요리의 시작은 누군가의 ‘꿈’이 아니라, 생계를 위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 선택은 그의 삶을 바꿨다.
“처음에는 장사의 수단으로 요리를 선택했지만, 더 배워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껴 유학을 결정했습니다. 30세가 다 된 나이에 콤플렉스를 없애기 위해 일본에서 공부했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고 '잘 먹었다'고 말씀해 주실 때 매 순간 요리하기 잘했다고 느낍니다.”
어쩌면 10년 후, 다시 경연 무대에서 그를 만날 수도 있을까. 그는 언젠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존재로 서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시즌 1의 여경래 셰프님, 시즌 2의 후덕죽 셰프님 같은 대선배님들이 정정하게 임하시는 모습을 보며 큰 힘을 얻었습니다. 10~20년 뒤 저도 그 나이가 되었을 때 그런 존재로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 봤습니다.”
[사지 제공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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