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은 여성이라면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대표적인 여성암이다. 몇 년 전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 가능성을 사전에 막겠다며, 양쪽 가슴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 화제가 됐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35살 이하 젊은 여성들에게서도 유방암이 늘어나는 추세다. 양정현 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장은 미혼이나 만혼이 증가하고 육류 섭취가 느는 것 등을 우방암의 주 원인으로 꼽는다.
양 센터장은 “유방암은 가족력뿐만 아니라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길수록 생길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즉, 빠른 초경이나 늦은 폐경이 유방암 위험 요인이 되는 반면, 모유 수유나 빠른 첫 아이 출산, 다자녀 등은 유방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다음은 양정현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유방암 증상과 이를 알기위한 자가진단법은 무엇인가?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에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다. 가슴뿐만 아니라 겨드랑이에까지 만져지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그러나 섬유선종 때문에 멍울이 만져질 수도 있다. 덩어리가 있다고 해서 모두 암은 아니다.
자가진단은 생리가 끝나고 약 1주일 후에 해보는 것이 좋다. 먼저 유두에서 피가 나오거나 함몰된 곳이 있는지 살핀다. 또 거울로 가슴을 봤을 때 두 크기가 다르다거나, 보조개처럼 파인 곳이 있다면 유방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Q.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절제수술을 받는 것이 최선의 예방인가?
확률만으로 절제수술을 받아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안젤리나 졸리는 검사로 발견된 BRCA1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킬 경우, 유방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데 초점을 뒀다. 그러나 절제했다고 해서 유방암이 아예 안 생기는 것은 아니다. 주위 지방 조직이나 피부, 근육, 겨드랑이 등에 유방조직이 남아있어 약 5% 정도는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다. 가족력이 있다면 절제술 보다는 유방검진을 자주 받을 것을 권한다. 유방암은 조기발견하면 완치될 가능성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단, 아버지 쪽 집안의 유전성향이 있다고 해도 검진을 자주 받아야 한다. 모계뿐 아니라 부계도 합쳐져서 유전되기 때문이다.
Q. 유방암이 다른 암에 비해 유전 영향을 많이 받는지, 그외 원인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유전이나 호르몬, 환경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본다. 가족 중에 유방암이나 다른 암이 있는 사람이 여럿일 경우 유전성 유방암을 의심해야 한다. 또 호르몬 요인이라고 하면 여성 호르몬에 노출된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이 생길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리기간이 길수록 그렇다. 마지막으로 서구화된 생활습관 즉, 고지방식 섭취나 음주, 비만, 환경오염물질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극소수지만 남성들도 유방조직이 있기 때문에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
Q. 유방암 치료와 예후는 어떤가?
유방암 환자들은 유방을 전부 잘라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다. 물론 과거에는 유방암에 걸리면 가슴을 다 잘라냈지만 이제 환자의 50% 정도에게는 암이 있는 부위만 절제하는 유방보존술을 권한다. 그러나 이는 유방의 일부만 제거하기 때문에 남아있는 곳에서 국소 재발이 일어날 수 있다. 이때 보조적인 방사선 치료가 필요한데, 임신한 유방암 환자와 같이 방사선 치료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유방절제술이 불가피하다.
예후는 조기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보통 암은 5년 생존율을 기준으로 하지만 유방암의 경우 완치율이 높아 10년 생존율로 따질 정도다. 1기는 90%, 2기는 60~70%, 3기는 40~50%, 4기는 20%이다. 그러나 유방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라면 가슴부위 전체는 물론 겨드랑이, 쇄골부위까지 번질 수 있다. 더 심하면 뼈, 폐, 뇌까지 전이되므로 유방검진과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Q. 권장하는 유방암 검진 주기는?
국가검진은 40살부터 2년에 한 번으로 돼 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족력이 없다면 30살부터 앞서 소개한 자가진단을 매달 하고 35살부터 1년에 한 번 임상검진, 40살부터는 1년에 1번 유방 엑스레이를 찍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유방 엑스선 촬영법은 유방암을 진단하는 데 아주 기초적인 검사지만 그것만으로는 정확하지 않다.
※ YTN플러스는 총 5회에 걸쳐 국가 암 검진 항목인 ‘5대 암(위암·간암·유방암·대장암·자궁경부암)’ 관련 기사를 연재합니다.
[YTN PLUS] 취재 공영주 기자, 사진 건국대학교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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