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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아파트서 뛰어내린 형제, 맨몸으로 받은 프랑스 시민들

SNS세상 2020.07.24 오전 10:30
사진 출처 = Souhaila Saidi
프랑스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3살, 10살 된 형제가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 순간,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아이들을 맨몸으로 받아 구출했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프랑스 BFM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1일 프랑스 남동부 도시 그르노블 한 아파트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공개된 현장 영상을 보면 검은 연기와 불길이 솟구치는 아파트 창문에 매달렸던 형제는 차례로 아래로 뛰어내렸다. 세 살배기 동생을 먼저 내보낸 열 살짜리 소년은 뛰어내리라는 시민들의 외침에 뒤이어 대피했다. 형제가 뛰어내린 높이는 약 10m였다.

아파트 아래에서 이를 지켜보던 시민 무리는 맨몸으로 두 형제를 받아냈다. 시민들이 힘을 모은 덕분에 아이들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다만 연기를 마신 아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구조를 주도한 아투마니 왈리드(25)라는 흑인 청년 등도 손목이 골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왈리드는 현지 언론에 "근처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 가보니 인근에서 불길이 솟구치고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불난 집 문이 잠겨 있어 외부에서 들어갈 수도 없었다.

왈리드는 "우리가 아이들의 목숨을 구하긴 했지만 뛰어내린 것은 아이들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그들에게 다가갈 방법도 없었다. 아이들은 용감했고 영웅이었다"라고 말했다.

에릭 피올 그르노블 시장은 "불이 난 아파트에 갇힌 두 아이를 구출한 빌뇌브 지역 주민들에게 감사하다"라며 "손에 손을 잡고 작은 아이들을 무사히 구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BFM 등에 따르면 불이 난 시각 아이들의 어머니는 장을 보러 나갔고, 아버지는 일을 나간 뒤여서 집에는 두 아이만 남아있었다. 이에 정확한 화재 원인과 부모에 대한 과실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지난 2018년 프랑스 파리에서는 마무두 가사마라는 청년이 맨몸으로 5층 높이까지 올라가 난간에 매달린 네 살배기 아이를 구하기도 했다. '스파이더맨'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그는 당시 22살의 말리 출신 불법 체류자였다.

가사마의 영웅담이 알려진 이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를 초대했고 프랑스 시민권을 부여한 뒤 파리 소방관으로 특별 채용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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